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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다듬기
이상교 지음, 밤코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2월
평점 :
문학동네 그림책 <멸치 다듬기>는 이상교 님의 2019년 시집 <찰방찰방 밤을 건너> 속 '멸치 다듬기' 시가 밤코 님의 그림과 만난 재밌고도 유니크한 작품이다.
"대가리 떼고 똥 빼고
대가리 떼고 똥 빼고
....
국에 넣을 멸치 몸통을 다듬는다
차례를 기다리는 멸치
많기도 하다"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이어지는 재밌는 운율. 작고 귀여운 멸치를 다듬는 아빠 손과 아가 손. 이때 부수러기를 받쳐 줄 신문지는 꼭 필요한 준비물이다.
차례를 기다리는 멸치들은 다양한 신문 기사를 배경으로 모험을 떠난다. 철새 대이동의 계절, 오늘의 운수, 발레리나의 환상 공연, 토막상식 코너, 네 컷 만화와 전시 안내, 영화 소개, 여름철 피서 소식 등이 기다리는 세상 속으로.
주위를 호시탐탐 노리는 밤색 고양이와의 실랑이도 잠시. 이윽고 대가리와 똥 떼인 고소한 멸치들이 수북이 쌓인 그릇이 향한 곳은 엄마가 물을 끓이고 있는 부엌. 오늘 저녁은 멸치 국수를 먹기 때문이다.
양파 탁탁탁, 당근 척척척, 애호박 채채채, 썰어 넣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 국수를 후후 쪼로록 불어 먹는 행복한 저녁 식탁.
구수한 멸치 국물 냄새가 나는 저녁, 누군가와 멸치를 다듬고 국수를 삶아 함께 식사를 하는 행복 가득한 모습이 떠오른다. 소소한 일상 속 함께 나누는 정과 문득 엄마가 그리워지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멸치 다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