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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파이썬 - 20일 만에 배우는 프로그래밍 기초, 개정2판 ㅣ 모두의 시리즈
이승찬 지음 / 길벗 / 2018년 10월
평점 :
파이썬은 언젠간 한번쯤 해보고 싶은 언어였다. 그 범용성은 언제나 파이썬의 가장 큰 무기였고, 그 무기로 파이썬을 가장 처음에 배우면 좋은 언어 중 하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파이썬의 책이 나오면 가끔 한권씩 샀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책들은 하나같이 두껍고 여느 개발 서적들과 마찬가지로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덮곤 했다.
파이썬이 어려운 언어이기 때문이라거나 그 책들이 어려워서라기 보단 일을 하면서 무언가를 짬내어 공부한다는 것이 생각보단 수월하지 않아서(라고 변명)였다.
짬내어 한다는 것은 그만큼 큰 결심이 필요한 행동이었고 그렇게 나는 파이썬 입문을 기약없이 미루었다.
'완독할 수 있는 책이 가장 좋은 책'
이번에 읽은 '모두의 파이썬'은 신기하게도 이런 내가 처음으로 완독한 파이썬 서적이 되어 버렸다. 그것도 2주만에 ?
그도 그럴것이 책의 페이지도 얼마 되지 않고, 그마저도 실습 위주로 되어 있어 술술 읽혔다.
많은 책들을 사고 읽었지만 완벽하게 완독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얼마 없다.
그것은 개발 서적들의 목적이 주는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중요한 부분을 챙겨보거나 초기에 개념을 익히는 용도로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실습 위주, 레퍼런스 위주 등등 여러 개발 서적 편집 방식이 있지만 그 어느하나 순순한 재미를 주기엔 쉽지가 않다.
이번에 읽으면서도 개발 서적에 대한 개인적인 편견을 깨서 좋았고, 역시 완독할 수 있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에 관심있는 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책의 난이도는 정말 쉽다..
평소 컴퓨터 다루는 것이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어린 친구들도) 완독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책의 구성이 조금 특이한 것은 보통 입문서라고 하면 해당 언어로 배우는 프로그래밍 기본 문법과 자료형 등을 나열하듯이 레퍼런스 위주로 진행하는게 보통인데 많은 것을 게임하듯 풀어내었다.
요즘 많은 서비스들이 게임 요소를 가미해 재밌는 서비스들을 만들고 있는데 이 책도 그런 부분을 참고했는지 그 측면에서 확실히 재밌다.
거북이 게임으로 모듈과 변수 같은것들을 이해시킬 줄이야..
개발에 관심있던 동생이 지금도 관심이 있다면 다시 한번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다.
'따라할 수 있어야 조금이라도 더 배운다'
예전 동생이 뭘 만들어보고 싶다며 개발을 알려달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초급 서적을 하나 던져주며 '이거 보고 따라하면 기초는 뗄거야' 라고 하고 옆에서 하는걸 봤었는데
따라하다보면 코드가 많아 오타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에러가 생기고, 에러가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니 그냥 넘어가고
또 이게 반복되다보니 예제 샘플을 복사 붙여넣기로 실행하는 플로우로 진행 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진행되니 이것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조차 감이 안잡히고 포기했었는데
이 책은 아주 간단한 코드부터 천천히, 그리고 결과도 시각적으로 보이니 따라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
단순 결과를 보는것이 아닌 직접 따라할 수 있어야 조금이라도 더 배우는 것 같다.
사실 지금 개발로 먹고 사는 나에겐 내용이 조금 많이 쉽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쉬운 이 책이 평소엔 그냥 보고 넘겼던 예제들을 따라해보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 책이 추구하는 방향과 대상이 초급 개발자 이상이라고 한다면 많이 아쉬운 책이 맞다.
하지만 모두의 파이썬과 같은 모두의 ~ 시리즈의 맨 뒷면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보자] 라고 적혀있는 만큼
이 책이 대상으로 삼은 초심자들에게는 위와 같은 이유들로 좋은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초심자에게 '따라하기 쉬워 완독할 수 있고, 그래서 초심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보다 더 좋은책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