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한 남자, 한 가족의 가장, 나이가 든 중년, 은퇴를 결심한 사람
67세 굴착기 기사 허남훈씨의 이야기이다.
여느 아버지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노인이 된 남훈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아내가 차린 저녁 밥상을 기대하고
기대보다 이하일 때 호통을 치며 정성을 담아낼 것을 지시한다.
나이든 아내와 20대가 된 딸의 둘만의 대화에
소외감을 느끼는 초라한 아버지가 된 것이 서럽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더 큰 호통으로 자신의 서열을 확고히 해두려한다.

26년간 가족을 위해 아버지로서 경제적 책임을 져왔지만
나이 70을 앞두고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주고자 한다.
새로운 인생의 시작에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려한다.

1년의 시작을 알리는 따뜻한 봄과 어울리는 책이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이 40세 무렵 써두었던 '청년일지' 노트를 펼친 것.
그 안에서 결심했던 것들을 찾아내고
그 순간들의 다짐들을 다시 재조명해본다.
그 중 아직 지키지 못한 나와의 약속들을 하나씩 실행해보려한다.

1. 남보다 먼저 화내지 않기
2. 백화점에서 명품 정장 사기
3.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언어 (외국어) 배우기
4. 해외 여행 하기
5. 플라멩코 배우기
6. 자신의 자서전 써서 딸에게 자신 알리기
...
지난 과거 속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일들을 찾아가며
하나씩 실행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 속 내 노트에 나도 버킷리스트를 만들게 되었다.

꿈이 저물어져 가는 순간에도
빛 한줄기를 놓치지 않고
열기를 불태우는 중년 남성의 모습.
그의 과거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딸 둘 보연, 선아와의 관계를 다시 형성해가는 모습.

특히 스페인으로 딸 보연과 여행가서
광장을 걷고, 서로를 잃고 헤메고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수년전 나의 스페인 여행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졌다.

한번 사는 인생을 누구보다 값지게 마무리해가는 중년 남성의 모습에 갈채를 보내며 내안에도 무언가 뜨거움이 피어오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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