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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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도>는 현직 의사이면서 소설가인 이원석의 단편 소설집이다.

2020년 제 10회 젊은 작가상 수상 사실만으로도 흥미가 끌리는 책이다.

이 책에는 총 8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산업재해 문제를 다룬 <눈빛이 없어>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너를 따라가면>이다.

두 작품은 읽는 내내 가슴이 서늘했다.

 

문학은 어쩔 수 없이 사회 현상이나 시대상을 담아내게 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눈빛이 없어>는 석탄 화력 발전소 노동자였던 '고 김용균 사망 사고'를 참고로 산업재해자들이 겪는 우울증을 화력발전소 기술직 노동자였던 우재를 통해 풀어냈다.

 

<너를 따라 가면>은 파독 간호사를 꿈꾸던 간호보조원 '언니' 의 영향을 받아 간호원이 된 정혜가 의료 현장에서 맞닥뜨린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겪으며 끊임없이 '언니'를 떠올린다.

 

정혜는 여성 혐오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엄마 때문에 간호 전문 대학을 마치고서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았다가 5.18을 겪는다.

간호원으로서의 피해자들을 돌보았던 건 어떤 사명감 때문이 아니고 그 순간 그곳에서 그렇게 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였다.

 

나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영화 <택시 운전사>를 통해 5월 광주 민주화 항쟁을 접했다.

새삼스레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작품이 와닿은 것은 최근의 미얀마 민주화 항쟁과도 맞물린 주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작품 끝에 각각의 작품에 대해서 참고한 내용과 작품을 쓰게 된 이유를 기록했다.

덕분에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 도왔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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