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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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마음이 나아지도록 돕는 테라피스트의 마음이 어지러우면 어떻게 될까? <테라피스트(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푸른숲 출판)>는 이런 어지러운 마음 상태에 놓인 테라피스트, 사라의 심리묘사에 탁월하다.

 

심리치료사인 사라는 어느 날 실종된 남편, 시구르 때문에 마음이 어지럽다. 다음날 경찰이 방문하여 시구르가 끝내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었다고 알려준다. 그가 살해당한 시간은 그녀가 자신의 집 차고 2층에 마련된 심리치료 상담실에서 청소년 상담을 하며 계속 집에 머물렀던 3월초의 금요일이다. 실종된 시구르에 대한 단서를 추적하는 토요일과 그의 죽음을 알게 된 일요일을 지내며 사라는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시구르에 대해 자신이 너무 몰랐다는 것에 실망하고, 분노하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들의 결혼 생활은 빈 껍데기였을 거라 생각한다.

 

남편이 살해당해 없어졌어도, 앞으로의 무수한 시간동안 심리치료자로서의 일을 계속 해야 한다는 게 사라는 가장 무섭다고 느낀다(p.154-155). 사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모든 것을 기억하는 자신의 기억력마저 의심스러워져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 시구르가 없는 집에서 계속 들리는 의문의 소리에 자신이 미쳐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경찰마저 침입자가 있다는 그녀의 신고에 심드렁하게 대응한다.

 

<테라피스트>36일부터 17일까지, 평범한 일상에서 남편의 실종과 살인 사건을 당하고 용의자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스피드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그리고 5월의 어느 일요일, 아빠 집 서재에서 어둠 속에 앉아 범인이 누구인지 유추하는 데 성공한 사라까지 심리학자답게 사라의 심리 상태를 밀도 있게 묘사했다.

 

심리학자가 쓴 스릴러라 하기에 관심이 가긴 했지만 문장이나 심리묘사에 탁월해서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용의자는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아직 스릴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지 않던 나에게 범인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사실 작가는 이 부분을 복선으로 깔아놨지만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다만, 마음의 어지러움을 겪은 사라가 다시 테라피스트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스릴러나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몽실북클럽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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