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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평점 :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은 막대 사람 둘이 손을 잡고 있다. 회칠한 벽을 배경으로 한 사람은 배경보다 짙은 회색, 다른 한 사람은 군데군데 회색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흰색으로 칠해진, 그 아래에 THE OTHER PEOPLE이라고 쓰인 그림이다. 책을 받아봤을 때 표지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읽었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표지의 중심에 있는 그림이 명함인 것을 알았다.
디 아더 피플은 다크 웹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지하조직으로 법 집행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타인을 이용해 죄인을 처단한다. 의뢰한 모든 요청은 반드시 실행되는데, 돈은 받지 않으며 다른 계획에 참여하는 것으로 반드시 갚아야 한다. 즉 품앗이 보복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들은 절대 빚을 남겨두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해가 있으면 갚되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출 21:23~25).
사람이 만일 그의 이웃에게 상해를 입혔으면 그가 행한 대로 그에게 행할 것이니(레 24:17~21).
너희 중에서 악을 제하라. 그리하면 그 남은 자들이 듣고 두려워하여 다시는 그런 악을 너희 중에서 행하지 아니하리라(신 19:18~21).
주께서 그 종들의 피를 갚으사 그 대적들에게 복수하시고(신 32:43). (P. 81-82)
어느 날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게이브는 앞에 스티커로 범벅이 된 차의 뒤 유리창에서 자신의 다섯 살 딸, 이지를 목격한다. 게이브는 차를 추격하다 놓쳤고, 핸드폰이 방전되어 휴게소 공중전화를 이용해 집에 전화를 걸었으나 경찰이 전화를 받는다. 그의 아내와 딸이 죽었다는 사실을 게이브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분명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자신은 앞 차에서 이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날부터 게이브는 3년 동안이나 딸을 납치한 차를 찾기 위해 캠핑카에서 생활하며 고속도로와 휴게소를 전전한다.
살아있는 자신의 딸을 죽었다고 말하는 장인 해리, 죽은 자신의 딸을 대신해 이지를 돌보는 프랜, 게이브를 돕는 사마리아인, 휴게소 점원인 케이티, 잠을 자는 소녀를 돌보는 미리엄의 이야기가 게이브와 얽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책을 읽으며 갖는 모든 의문은 점점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되며 모두 해결된다. 튜더는 친절하게도 후반부에 이르러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잠을 잔다. 하얀 방에 누워 있는 창백한 소녀다(P. 11)’로 시작하는 책의 첫 장면은 내용이 조금씩 추가되며 여러 번 등장해서 사건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첫 장면의 마지막 부분, ‘어딘가에서 다른 소녀가 쓰러진다.’는 60번째 장면을 읽은 후에야 이해되는 문장이다. 이 장면은 인간의 잠재의식이 과연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할까?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기도 하다.
처음 접한 C.J. 튜더의 책인 디 아더 피플,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스릴러, 혹은 추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단, 피곤한 날 저녁에는 읽지 말아야 한다. 밤샐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