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 정보 회사를 통해 결혼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옛날로 치면 매파를 통한 중매에 해당할 것이다. 중매쟁이가 어느 정도 거짓을 보태기는 하지만 양쪽을 모두 잘 알기 때문에 결혼할 확률이 높다. 뚜쟁이는 예외로 치고, 중매쟁이는 결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양쪽의 집안, 학력, 재력,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배우자를 소개한다. 중매를 잘하면 술이 석 잔, 잘못하면 뺨이 석 대라는 속담이 있으리만큼 최소한의 사례만 받고 소개를 진행한다.

 

그런데 결혼 정보 회사를 통해 배우자를 찾는 사람들은 조건을 우선시하다 보니 아무래도 사랑은 조건 보다 뒷전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런데 나의 배우자를 유전자 정보에 기반 한 ‘DNA 매치로 필생의 인연을 만날 수 있다면, 더구나 결혼 정보 회사와 비교도 안 되게 저렴한 금액으로 찾을 수 있다면 나라도 DNA 매치를 이용할 것 같다.

 

더 원(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다산북스 출판)은 사랑의 성공률은 100%, 실패율 제로로 나의 배우자를 찾아주는 DNA 매치를 통한 다섯 쌍의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를 낳고 싶은 37세의 이혼녀 맨디의 매치는 25세의 리처드였으나 그는 이미 죽고 냉동 정자만 남아 있다. 런던 전역을 공포에 빠뜨린 연쇄살인범 33세의 크리스토퍼는 31세의 경찰관 에이미와 매치되었다. 매치를 찾아 지구 반대편 호주로 날아간 제이드는 림프종 4기로 죽음을 앞둔 케빈과 매치된다. 결혼을 앞둔 27세의 닉은 여자친구 샐리의 권유로 받은 검사에서 32세의 물리치료사 알렉산더()과 매치되었다. 다국적 기업의 사장인 억만장자 엘리는 38세의 시스템 분석가 티모시와 매치이다.

 

죽은 남자의 냉동 정자를 통해 아이를 갖기 원하는 맨디, 경찰관과 사랑에 빠져버린 연쇄살인범 크리스토퍼, 매치라고 했으나 도무지 불꽃 튀는 감정을 느낄 수 없어 괴롭지만 매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제이드, 게이 커플이 되어버린 닉, 서서히 매치에 빠지는 엘리의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돌림노래처럼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읽지 않으면 헷갈릴 수 있다. 나는 노트를 하며 읽었다. 스토리텔러답게 존 마스의 이야기 풀어 가는 솜씨가 대단하다는 감탄이 계속해서 나왔다.

 

소설의 거의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이들 다섯 쌍의 연계성을 찾을 수가 없다. 거의 끝 무렵에 이르러서야 이들의 이야기가 대단원을 맞이하게 되는데 자세한 결말은 읽어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힌트를 주자면 매치가 제대로 되었거나 제대로 되지 않았을 모든 사람은 자신의 본능에 따라야 할 거예요(p. 522).’로 압축할 수 있겠다. SF 스릴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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