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현대사를 읽고)
정치인이자 대표적 진보지식인이며 집필가인 유시민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전장관의 최근저서 ‘나의한국현대사’를 완독하다. 처음 책이 나왔을 때부터 읽고 싶은 것은 사실 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어서 진보 지식인이 겪은 현대사와 내가 겪고 느낀 우리 현대사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었다. 유시민 씨는 잘 알려진 바와같이 인기있는 방송토론 사회자로 성가를 얻은데다 정치, 경제 및 우리 사회문제를 아우르는 많은 저작을 가진 이 시대 베스트 셀러 작가다. 거기에다 국민적 스타 정치인으로 발탁되어 일산에서 쉽게 당선된 재선국회의원에다가 노무현 참여정부의 보건복지부장관 출신으로 보수진영의 비판도 많지만 보건복지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일정부문 공적을 인정하는 글을 읽은듯하다.
그는 1959년생으로 49년생의 나와는 10년의 차이뿐 아니라 경북 경주라는 고도 출신에 나는 청소년기를 산으로 둘러싸인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초중등 교육을 배웠다. 그의 화려한 스펙에 언감생심 도전하기보다 순응적이고 평범한 생활인의 편협된 사고에 같은 또래의 친지들과 어울리다보니 생각이 경직되어 가는 느낌이라 도대체 자칭 진보라며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는 그들의 사고를 엿보고 싶었다.
우선 그의 글쓰기가 누구나 읽기 쉬운 평이한 언어로 쓰여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화려한 지식을 아우르는 필담의 소유자라 혹 어려운 정치, 경제의 용어에다 논리를 비틀어 무슨 소리인지 모를 내용을 접한 기억이 있어서다. 책 앞표지 “ 프티부르주아(소시민) 리버럴의 ‘위험한 현대사’ 읽기, 나는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번민하는 당사자로서 우리 세대가 살았던 역사를 돌아보았다. 로 보아 필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 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책 서문에서 한국사 교과서가 일으킨 역사논쟁의 실체를 치열한 정신적, 정치적 내전이라 해석하며 모든 역사는 ‘주관적 기록’으로 현대사 논쟁은 격렬한 감정의 표출과 정치적 대립을 동반하여 이야기하기엔 위험이 따른다고 말하며 자신의 출생년도인 1959년부터 2014년까지 55년을 다루어 현재사, 당대사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 현대사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것을 빛과 어둠이 뒤섞여 명암이 있기 때문이란다. 자학적 역사인식과 더불어 자아도취적 역사인식을 불식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대한민국 55년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더욱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전체적인 내용은 염려했던 편향적이고 왜곡된 역사인식은 없었다. 다만 언어의 자극적인 표현이이 몆 군대 거슬린다. 장삼이사로 살아온 나로서 사회적 사건의 관심은 적었으나 엄혹한 시대에 조차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없었다. 3선 개헌, 10월 유신, 12,12 사태, 5.18광주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등 고비마다 살아오며, 한 편으로 그게 아닌데 하며 의식을 가지면서도 소시민으로 국가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며 권력에 순응하며 산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남북문제 등 북한과의 관계에서 그와 관점을 달리한다. 지식인들은 최고의 이상을 민주화에 두면서 잘못 처리된 국가권력에 의해 많은 희생이 된 면이 있겠으나 정권 교체를 통해 민주화 세력의 집권으로 많이 신원되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국가 안보는 뒤로한 채 지나치게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을 두둔하는 데는 동의 할 수 없었다. 가령 천안함사태의 진상규명을 아직도 믿지 못한다든지. 김현희의 대한항공 폭파사건을 조작했다는 둥, 특히 작곡가 윤이상을 피해자로만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야당 생활에 젖어 아마 을에의 위치에 있으면서 체제에 반항하는 삶이 내심 안보에 위협을 준다는 당국에 발표에 나는 따라가게 되었다. 유시민의 사회학적 지식이 실체적 진실에 가깝게 진술했으나 혁신인사의 구속과 탄압에는 날을 세워 비판하며 옹호한다.
유시민씨는 지금은 쉬고 있지만 누가 뭘해도 정치인이다. 역사의 고비를 지나올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권력 투쟁과 정당한 방법이던 그른 투쟁이던 엄혹한 승패가 갈려 역사를 써 왔다. 그 싸움에서 이긴 정치집단이 산물로서 시대를 안고 정권을 책임져왔다. 민주화 세력이나 진보세력은 우리정부의 탄생을 바르게 보고 있지 않지만 역사는 지나왔다. 그늘진 부분도 얼룩진 역사도 내 역사로 끌어 안아야한다. 건전한 보수와 진보의 건전한 정책적 논쟁으로 역사가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젠 여야의 이전투구와 큰 소리에는 신물이 난다.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는 광복 후 최근 세계가 부러워 한 우리의 경제성장과 민주화 정착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