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책

제목 오케이

표지!!! 머리를 금발로 물들인 여자분

이마와 목에 주름이 있는 걸 보니 제목에 나오는 주인공인 할매인 듯하다. 근데 범상치 않다!

금발의 머리카락, 쉽게 쓸 수 없는 모자와 비늘옷!!!!!

67년만에 집을 나갔던 할머니가 돌아왔다.

그냥 집을 나간 게 아니다.

일본 헌병과 바람나 가족을 버리고 도망간 할머니!!

그치만 그녀는 빈손으로 오진 않았다.

무려 60억이라는 돈을 가지고 위풍당당하게 돌아왔다.

바람난 아내에 대해 분노를 쏟아내는 할아버지, 그렇지만 60억의 돈은 그런 할아버지마저 바뀌게 한다.

살림솜씨는 엉망이지만 정치에 눈을 떠 생활에 1도 보탬이 되지 않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정의 경제를 꾸려나가는 엄마, 이

혼하고 받은 건물을 믿고 사는 딸, 몇십수인지 모를 채용면접에서 떨어지고 백수로 사는 아들...심지어 아들은 10년 사귄 여자친구를 친한 친구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도 의식하며 그 친구에게 술을 얻어마신다...

이런 집안에 느닷없이 60억을 든 할머니가 나타났고 사람들은 변한다.

60억이 주는 변화!!

이 시대에 팽배한 남성우월주의, 그리고 물질만능주의를 대놓고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할머니와 함께 종이공예를 하는 시간은 참 행복했다.

행복의 의미란 게 별 게 아니었다.

서로 말없이 종이를 말거나 접다 보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고

졸리지 않은데 나른해지고 서로에게 던지는 한마디에 낄낄대며 웃고

서로의 작품에 진지한 조언을 하고 가끔씩 할머니가 기지개를 켜면 어깨를 주물러주고

내 이마에 땀이 솟아나면 할머니가 손수건으로 이마를 눌러주고,

그게 행복이었다.

김범 할매가 돌아왔다. p201

"끝순아."

"그래, 종태야."

끝순아."

"그래, 종태야."

끝순아."

"그래, 종태야."

할아버지가 살짝 웃었따.

할머니도 따라 웃었다.

그러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할매가 돌아왔다. p322

돌아보면 모든 것이 행복이었다.

후지오카에게 난 홍련이었다.

누군가에게 평생 꽃이었다는 것, 멋지지 않니?

스티브의 따뜻한 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하루 일을 끝내고 그의 품에 안겨 석양을 바라볼 땐 매 순간이 행복이었다.

네 할아비는 내게 열정이었다.

휘중당은, 아마 내가 홍갭이와 결혼했다고 해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꿈이었을 거야. 그 꿈과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재회를 했으니, 정말 돌아보면 모든 것이 다 행복이었다.

할매가 돌아왔다.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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