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박진아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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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아와 친구 그리고 선생님의 이야기로 알고 펼쳐든 책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간단하게만 볼 수는 없는 책임을 곧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학습적인 부분이나 사회성의 부분에서 또래보다 어려운 학급친구 소연이
그리고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은 착한 아이 진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소연이를 위해 진아에게 소연이도우미가 되어달라는 선생님이다.
그렇지만 이 때 자기주장이 강한 하나에게는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었지만 착하지만 소심한 진아에게는 니가 해야겠다라는 말을 했다. 이미 결정되어버린..너는 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은..
진아는 선생님께 잘보이고 싶은 마음에 거절할 수 없게 된다.

소연이의 도우미가 되어 생활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겨웠다.
오롯이 혼자서만 감당하기에 진아는 단지 소연이의 같은 반 친구였을 뿐이고..
내 생활을 일정부분 포기하면서까지 돌봐줘야할만큼 친하지도 않았으며 보상 또한 없었다.
오히려 어깨를 짓누르는 더 막중한 책임감과 소연이와 세트로 보는 듯한 눈빛, 소연이의 잘못은 진아 때문이라는 분위기...모든 것들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
이런 감정들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그녀..비밀일기장에 차곡차곡 마음을 쏟아놓지만 새엄마엑 들킴으로 감정은 점점 더 격해진다.

12살..5학년
몸도 마음도 뇌도 모두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아울러 예민한 시기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그냥 가만히 있어도 힘들다. 아이들 자신도 힘들지만 부모도 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힘들다.
그런데 착하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누군가를 돌봐줘야하고 그 대상이 내 말을 잘 듣고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나의 뒤에 언제나 그림자처럼 끈적이게 붙어있다...점점 격해져가는 마음만큼이나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손을 꽉 잡거나 꼬집거나 어깨를 짓누르는 등의 행동으로 표현할 뿐...

이것이 옳지 못한 행동이란 걸 알고 있고, 나 혼자 끙끙거려서 해결될 일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그렇지만 표현할 수 없고 점점 더 힘에 겹다. 나는 착한 아이니까..

 

사건이 터졌을 때 나를 안아주었던 건...내 안위를 걱정했던건 뜻밖에도 내 짐이라고 생각했던 소연이었다.
또다시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와 떨어지게 되었지만 이게 무슨 감정인지 정확하게 알진 못했지만 슬펐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모른다는 걸 깨닫는 뼈아픈 경험이었다.
 
소연이 때문에 많이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진아는 대답했다. "누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여러 번 생각했어요."
그렇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혼자 책임질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지만
누군가 한 사람을 도우미로 붙여놓고 나는 할만큼 다 했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닌지..
우리 모두 함께 도와주어야하고 함께 생활해야하는 공간에서의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닌지..

선생님과의 관계로 책이 끝맺음되는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사실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관계를 그린 동화이기는하다.)
선생님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해야할 생각은 아닐까..

내 맘속 이야기를 잘 못하는 내가 보기에 많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이런 성향을 되물림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에서부터...그리고 수많은 관계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4학년인 큰아이에게 권해줬다. 아마도 오늘 읽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상처는 크지 않았다. 피도 금방 멎었고 별로 아프지도 않아서, 다쳤다고 붕대를 감은 게 우스울 정도였다. 일부러 세게 눌러야 다친 데가 확인될 만큼 살짝 베인 거였다. 상처는 그랬다. 그런데 왜 계속 아픈 기분일까. 아픈 데를 말하라고 하면 어디를 짚어야할지 모르겠는데 몸뚱이 여기저기가 멍든 것처럼 아프다. 그냥 아프다. 꼭 꾀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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