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상실의 시대에 열광하는가? 모든 사람들은 나오코의 존재를 지니고 있다. 과거에서 살아가는 환상 혹은 집착. 90년대 학번인 우리들은 70-80년대 학번에 대해 채무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이루어 놓은 민주화라는 토대가 비록 환상일지라도 그들로부터 짊어지워진 빚들은 여전히 우리를 괴롭힌다.나의 과거는 이렇게 현실화되어 나의 삶을 지배하고 나의 영혼을 붙잡는다. 우리는 모두 나오코라는 존재로부터 도망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녀가 그렇게 죽어버린다 해도 실제로는 영원히 가슴에 남아 나를, 그리고 우리를 괴롭힐 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