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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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인데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의 <루호>를 단숨에 읽었다. 읽으면서 작가님께서 많은 가치과 이야기할 거리를 책에 담아두셨구나, 하고 느꼈다. 


강태 아저씨처럼 타자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태도,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고 실천하려 노력하는 지아, 나다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루호까지... 이 시대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반면교사와 롤모델이 한 책에 담겨 있었다 ㅎㅎ 


카리스마 넘치는 루호를 보면서, 그리고 호랑이라는 정체성을 생각하며 소년이겠거니.. 라고 짐작한 내가 크게 반성하기도 한 작품이다. 


다른 독서모임에서, 요즘 어린이들은 꿈이 아닌 생계를 생각하며 미래를 꿈꾼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많이 울적했다. 우리가 어릴 적 꿈꾸었던 과학자, 피아니스트, 소방관... 생계보다는 그 일의 가치와 나의 성향을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은 회사원, 건물주, 공무원 등 생계가 보장되는 직업을 우선적으로 꼽으니 말이다. 루호에서는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라는 희망을 건네주었다. 


인간 세상에서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 아니었던 루호는 어찌보면 굉장한 약자이기도 하다. 호랑이 사냥꾼들에 의해 정체가 발각될 것, 죽임을 당할 것 등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루호의 걱정이나 공포를 깊이 공감하지 못한 점에서, 나는 인간이라는 우위를 가지고 루호를 읽고 있었구나.. 하고 또다시 반성. 아무리 힘이 세고 달리기가 빨라도 '인간'이라는 기준 때문에 언제든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약자가 된다는 것이, 세상의 불공평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모두 매력적이고,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간의 케미와 팀워크도 좋아 읽을 때 몰입할 수 있었다. 다른 서평들을 보니 시리즈물화, 애니화를 바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한 표 더 던지면서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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