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우리 동네 창비청소년시선 38
신지영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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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우리동네>를 읽고 리뷰할 때 어떤 말을 써야 할까 선뜻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살지 않은 동네,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은 시집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로 올라와서 살면서 나는 금천구가 따로 생긴 곳이란 것도 몰랐다.

가리봉동은 구로구인 줄 알았다.... 





표지는 깔끔하고, 박이 들어간 게 예뻤다. 그리고 몽글몽글하게 퍼진 느낌이 약간 옛날 느낌도 나서 좋았다.

이 시집에 마을과 동네, 공동체에 대한 내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거의 마지막 쯤에 있던 시였는데 학교폭력 관련된 시라서 참 슬펐다.

어제 방구석 1열의 <최선의 삶> 리뷰를 봐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학교폭력에 많이 노출되어 무감해진 모습이 너무 슬펐다. 감정을 가진 친구나 인간이 아니라 돌멩이 취급을 받고, 스스로가 딱딱하고 건조한 존재로 변해간다는 자각을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이건 초반에 있는 시였는데 이 시를 읽고 시집에 확 몰입을 할 수 있었다.

학교밖 청소년을 다룬 작품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청소년기에는 네 꿈을 펼쳐라! 너는 너의 주인이다! 이런 말에 수없이 노출되면서도 실제로 자신이 선택권을 갖고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내 것인데 허락이 필요한 답답함과 불합리함은 나도 그 시절에 크게 갖고있던 마음이라 공감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다 비워진 자신을 직면하고 이제 나만의 것들로 채운다는 표현에서 뭔가 머글들도 오타쿠의 벅차오름을 느끼게 하는,,

그런 연이 아니었나 싶다. 성장 서사 뚝딱 ㅜㅜ

 


이 시는 읽고 나니 또 '남매의 여름밤'이 생각났다.

왜 오십 년 된 집으로 이사했을까? 이 집에는 누가 살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시기도 했다.

화자의 표현이 너무 순수하고 귀여워서 미소 짓기도 하고.. 좋은 시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나의 집에 대해 시를 쓴다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창문 앞은 바로 뒷 건물이고 마당도 없지만.. 그래도 꽤 오랜 시간을 지낸 나의(라기엔 전세..) 집

공간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지낸다면 어떤 집이든 이렇게 시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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