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멀리 차기 창비청소년시선 37
서형오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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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 날아가려고 길을 닦는 중”
상실의 아픔을 따스하게 감싸는 희망과 위로의 시


2016년 문예연구 가을호에 [가지나물 사발을 들고] 외 3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온 뒤 부산 지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 온 서형오 시인의 청소년시집 [신발 멀리 차기]가 ‘창비청소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현직 교사로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학교 현장에서 생활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하고 불완전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일상을 생동감 있는 언어로 세밀하게 담아내었다. 재치 있는 표현과 발랄하고 상징적인 묘사에 깃든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시편들이 공감을 자아내며 청소년들의 마음에 진실하게 가닿는다. 이 시집은 ‘2020 원북원부산’ 청소년 부문 최종 후보 도서로 선정되었던 [급식 시간](소요유, 2019) 이후 2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서형오 시인의 두 번째 청소년시집이자 ‘창비청소년시선’의 서른일곱 번째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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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어 청소년 시집을 하나 더 읽었다.
이번 소설도 주로 남자 청소년 화자 입장에서 쓰인 시들이었고, 살짝? 내가 학생일 때보다 더 옛날 때 느낌이 조금 났다.
지금 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읽기에는 2021년에 나온 시집이라기엔 살짝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지명이나 환경이 등장하길래 보았더니, 시인 선생님께서 부산에서 교사활동을 하고 계셨다.
그래서인지 나 고등학생 때 요산문학관 갔던 기억도 났다.

표제작인 신발 멀리 차기의 일부인데,

이 시집에서는 편안하게 읽다가 갑작스런 별거/싸움/고민 등의 내용이 이어지는데

흐름 상 급 반전되며 나오는 경우가 많아 부드럽게 읽히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박상률 선생님께서 뒤에 해설을 써주셨는데, 학생들과 함께 읽기 너무 좋을 것 같았다.




기억에 남은 작품 첫번째, <닮은꼴>이다.

내비를 잘못 봐서 빙 돌아갔지만, 어쨌거나 식장에 도착한 아버지와

진로를 바꿔서 쉬운 문제도 풀기 어려워하는 형이 나온다.

정도를 꼭 걷지 않아도 조금 다른 길을 걸어 돌아가도 원하는 곳에 가닿을 수 있는 메시지가 좋았다.

신속성과 정확성이 미덕인 사회에서 주변의 은근한 평가와 눈치에도 불구하고 지금을 멈추거나 실패한 상태가 아닌,

더 멀리 날아가려고 준비하는 중이라는 태도가 너무 멋있었다.



그 다음은 <손 연필>이다.

조부모님의 손이 닳고 갈라진 이유에 대해 유연한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그저 늙고 상해버린 신체의 한 부분이 아닌, 자신의 업을 평생에 걸쳐 꾸준하게 해온 것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담겨 있다.

한 가지 일 이력서 라는 표현으로 요약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

내가 아닌 다른 가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일터만 달라질 뿐 성실한 삶을 산 모든 어른들께 바치는 감사 인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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