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나는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잘 알고 있다.” 고통에 민감한 소년의 눈으로 바로보는, 이토록 씩씩한 서정의 세계 2007년 『문학수첩』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생명력 넘치는 활달한 언어와 삶의 풍경을 투시하는 세밀한 묘사가 어우러진 단정한 시 세계를 펼쳐 온 이병일 시인의 청소년시집 '처음 가는 마음'이 ‘창비청소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시인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틀에 박힌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섬세한 필치로 담아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시간과 과거의 시간을 복원해 내면서 우리를 뒤돌아보게 하고 미래의 시간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시편들은 따뜻한 공감을 자아내면서 “그동안 잃어버린 행복과 서정의 시공간으로 우리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들어간다”(주민현, 발문). 정서적으로 불안한 혼돈의 시기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되어 줄 이 시집은 이병일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이자 ‘창비청소년시선’의 36번째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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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청소년 시선도 냈구나... 몰랐던 사실을 알려준 책.
중학교 때 독후감 급하게 써내야 하면 도서관 가서 아무 시집이나 읽고 써서 제출했는데 몇번 반복되니까 국어 선생님이 요즘들어 시집만 읽는다고 뭐라 하셨던 기억이 있다. ㅋㅋ 책을 적게 읽던 때도 아니었는데 왜그랬을까?
주로 시에 해설이 달리거나 관련 에피소드가 담긴 에세이가 따라붙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아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시집이 여러 권 나왔다니 참 좋구나 싶다.
표지가 너무 멋있었고, 시 속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 기린, 민달팽이 등의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그려진 게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감이고, 세련된 느낌도 조금 들었다.
서론은 줄이고... 마음에 들었던 시 두편을 첨부한다.

청소년 때 한 생각들이 담겨 있어 공감을 많이 했다.
똑바로, 바르게, 정직하게, 진실되게 모두 좋은 말이고 인생의 가치로 삼을 만한 말이지만 조금 더 다양한 실수를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항상 남아 있는 시기가 청소년기 같다.
그래도 또 어른 되고 나면 그때 똑바르게 한 버릇이 남아서, 익숙한 기억이 있어서 법과 선을 지키고 살 수 있는 사회인 것 같기도 하다. 모든 관습엔 장단이 있으니까~~
그리고 어른들이 aaa해라, bbb해라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그러지 않는 게 삐딱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청소년기에 선생님을 미워했던 마음은 다 여기서 출발했던 것 같다. 완벽하고 대단한 어른인 척 하면서 알고보면 그냥 나보다 10살 20살 더 먹기만 한 사람이다. 라고 선생님을 얕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십대의 입장과 사고로 생각했던 거지만 그땐 그랬다.. 그래서 나중에 어떠한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보단 저러진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정작 내가 선생님 되고 나니 그때 생각처럼 나이만 몇살 더 먹은 사람 같기도 하다. (찔림)
전에 이효리가 티비에서 되는 대로 살아~! 했던 캡처도 생각났다.
어른들이 똑바로 살라, 똑바로 행동하라는 건 규칙을 잘 지키고 어른들 말 잘 들으라는 것도 있겠지만, 바른 가치를 가지고 사는 것의 중요함을 잘 알기 ㄸㅐ문에 하는 말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서로 좋을 것 같다.

시인이 남성이다보니 대부분의 시가 남자 청소년의 시각에서 쓰였다.
그리고 모범생이나 조용한 학생보다는 어느 정도 반에서 튀는 학생들이 많이 등장한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에서 주로 재벌인데 일진 / 예뻐서 셀럽 / 범죄 연루 등의 청소년이 많이 다뤄져서
그나마 평범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고 남아있는 매체로 책과 웹툰 (일진물도 많지만 여중생 A류를 그나마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함)을 꼽는데,
평범하고 감성적이고 때로는 옹졸했던 나같은 여학생의 마음을 담은 시도 많이 읽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남자청소년이 아니었어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깊게 공감하며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관심 갖고 읽기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