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마술사
데이비드 피셔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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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역사상 가장 최악의 전쟁은 무엇이었을까. 단언컨대 히틀러를 선두로 한 나치가 이끌었던 제2차 세계 대전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침략에 맞서 많은 국가들은 여러 시도를 하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영국 마술사 재스퍼 마스켈린 대한 이야기이다.

 히틀러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마술사 재스퍼 마스켈린은 1941년 배틀액스 작전부터 1942년 라이트풋 작전까지 활약한 실존 인물 다. 유흥꺼리로만 여겨지는 마술이 실제 전쟁에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마스켈린은 이런 일반적인 편견을 깨버리고 영국 군이 북아프리카 전투에서 승리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데이비드 피셔<전쟁 마술사> 속에 담겨 있다.

 

 재스퍼 마스켈린은 마술사 집안에서 태어난 영국의 유명한 마술사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입대를 자원해 중동 지역 위장술 조직에 배치된다. 그는 교수, 화가, 목수, 만화가 등의 사람들과 함께 통칭 '마술단'이라 불린 자체 부대를 편성하고 지금까지 어느 마술사도 시도해 본적 없는 공연에 도전한다. 적군의 폭격으로부터 이집트 최대 항구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를 지키고 수에즈 운하를 숨기는가 하면 탱크를 트럭으로, 철도 차량을 모조 잠수함으로, 폐선박을 대형 전함으로 바꿔놓는다.

 영국 군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었던 마스켈린과 마술단은 전쟁 역사상 가장 대단한 마술 공연을 선보일 것을 요구받는다. 바로 몽고메리의 라이트풋 공세에서 영국 군을 몽땅 숨겨주는 것.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을 마스켈린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책의 앞부분에는 마술 단원과 지휘관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아무래도 다수의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헷갈릴 수 있는 점을 보완한 편집자 측의 배려인 듯하다. 다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약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전투가 벌어졌던 북아프리카의 도시들을 표시한 지도도 있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실제로 벌어진 일을 담고 있기 때문에 책의 두께는 굉장히 두껍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계속해서 성공해나가는 그의 이야기를 뒤쫓다 보면 600페이지가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책의 두께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군대에 무지한 나로선 관련 용어를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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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이 마스켈린의 영웅담을 구구절절하게 자세히 담고만 있었다면 굉장히 지루했을 것이다. 또한 연이어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 인물이 아닌 것처럼 거리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가 마술사로서, 군인으로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고민한 내용들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훨씬 와닿았다.

 몰타 지역의 사람들의 비참한 생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가 가졌던 위선을 반성하는 마스켈린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착한 척 위선을 떨고 있진 않은가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전장에서 멋진 활약을 하고 싶었던 욕구와는 다르게 눈에 띄지 않는 임무만을 연이어 맡게 되면서 실망하는 마술 단원의 모습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술 단원에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속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여러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전쟁과 관련된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책도 영화도 굳이 찾아보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피셔의 <전쟁 마술사>는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읽을 수 있었다. 영국인에, 남성이고,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고, 태어난 시대도 다르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아서일까. 

 이 책은 2018년에 <닥터 스트레인지>,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주연으로 영화화된다고 한다. 이 사실을 먼저 알고 읽었기에 재스퍼 마스켈린에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계속해서 대입해 읽었는데, 이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도 찾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곧 개봉할 이 영화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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