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삽질 중 - 열일하는 미생들을 위한 독한 언니의 직장 생활 꿀팁
야마구치 마유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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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직하면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런 환상은 취직 전, 스펙을 위해 고생하며 살아온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을 스쳐가는 환상일 것이다. 나역시 졸업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가슴 한 부분에는 그런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고생하며 사는 이유가 취직 때문인데, 취직하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어?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도 사실은 알고 있다. 오히려 취직 이후 직장에서의 삶이 더 헬게이트란 걸! 베스트 셀러 <7번 읽기 공부법>으로 유명한 야마구치 마유가 힘들고 지치지만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이 시대의 미생들을 위한 직장 생활 꿀팁이 담긴 신작으로 돌아왔다. 바로 <오늘도 삽질 중>이라는 책이다.

 

 저자 야마구치 마유는 소위 '엄친딸'로 불릴만큼 대단한 스펙을 지닌 사람이다. 제대로 된 과외 한 번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공부하여 2002년 도쿄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했으며, 이후 3학년 때 사법시험에, 4학년 때 국가공무원 제1종 시험에 합격했다. 2006년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재무성에 입성하여 일하다가 2009년 기업 법무를 담당하는 변호사로 직업을 바꾼다. 2016년에는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과정을 마친 후 현재는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야마구치 마유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어마어마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순전히 그녀의 노력 덕분이란 건 알지만 그녀가 인생에서 좌절이란 한 번도 맛보지 않았을꺼란 편견이 절로 생긴다. 하지만 과연 그게 사실일까? <오늘도 삽질 중>에서 그녀 스스로 고백한 바에 따르면 재무성에서 근무하던 사회 초년생 시절, 그녀는 매일매일이 악몽같았다고 한다. 상사에게 혼나고, 크고 작은 실수로 동료들에게 눈치밥을 먹기도 하는, 말그대로 '삽질의 연속'이던 나날들이었다.

 이런 그녀가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충동이 일 때마다, 독서를 통해 얻은 힘이 되어준 한마디를 떠올리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먼저 시작한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책을 읽으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방법을, 더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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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를 쓸 때마다 누누이 밝히는 바이지만, 나는 이런 자기계발서 같은 경우에는 목차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좋은 글이더라도 두서없이 마구잡이로 나열되는 글을 읽으면 오히려 머릿 속이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1. 입맛이 없어요, 일할 맛! : 만성적인 직장 알레르기에서 탈출하기
2. 왜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을까? :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맷집 기르기
3. 눈치 없다고 혼나는 나, 뭐가 문제인 걸까? : 사회생활의 달인이 되는 숨겨진 행간 읽기
4. 널 사랑하지만 일도 놓칠 수 없어! : 일과 사랑,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관계 조정법
5. 어리바리 신입을 지나 직장의 신이 되는 그날까지 : 경력이 쌓일수록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직장 생활 수칙

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략적으로 내용을 언급한다면 첫 장은 직장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다음 장은 직장에서 매너리즘을 느끼는 사람에게, 세 번째 장은 동료와 선배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에게, 네 번째 장은 연인과 직장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장은 직장에서 발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부분이다. 

 

 근래에 자기계발서들을 많이 접해봤지만 <오늘도 삽질 중>에는 이 책에만 담긴 여러가지 고유한 특징이 있다.
먼저 첫 번째는 야마구치 마유가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책 덕분이었고, 때문에 각 소제목 아래에는 그녀를 일깨워준 책 속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런 생각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라고 서술했다면 자칫 진부해지고 머릿 속에서도 금새 사라졌을 테지만, 이러한 책의 구조가 내용을 훨신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었다.

 두 번째로는 책의 표지인 노란색이 굉장히 감각적으로 활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의 표지를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디자인은 굉장히 중요하다. 산뜻한 노란색 표지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이를 표지에만 그치지 않고 본문에도 활용했다는 게 인상깊었다.

 세 번째일과 사랑에 관한 그녀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그녀는 직장인 '여성'으로서 겪은 직장 안팎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서술했다. 왜 남성은 가정보다 일에 열중하면 칭찬을 받고 여성이 그렇게하면 남들의 비난을 받는가?왜 여성만 직장과 가정 중 양자를 택일하라고 강요하는가?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의 저자는 남성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러한 지적을 페미니즘 관련 책이 아닌 자기계발서에서 읽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신선했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거짓없이 솔직하게 서술해냈다. 가식이나 허세 없는 솔직한 그녀의 모습에 비록 저자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살지 않았던 나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나와같이 곧 취업을 앞 둔 사람들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야마구치 마유가 직접 부딪치며 얻은 직장 생활 노하우를 가득 따라가다 보면 아무리 서툰 사회 초년생이라도 모두에게 인정받으며 일에 노련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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