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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 - 주식투자의 운과 실력, 결국은 마음이다!
홍진채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난 3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등장에 대거 등장한 '동학 개미 운동'. 이러한 사태는 주식의 'ㅈ'자도 몰랐던 일반인들이 주식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동력이 되었고 이에 따라 주식과 관련된 책들이 보기 드물게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관련 출판 시장에 저조한 판매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가까운 지인들이 주식을 시작하였고, 나 역시 그들 사이에서 듣는 말이 많아지면서 점차 주식에 관심이 생겼다.
주식에 입문하는데 책만큼 좋은 매체는 아직까지 없는 듯하다. 강세를 보이는 유튜브는 아직까지는 완전히 믿기는 어려운 정보들이 종종 올라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조회 수가 수입에 직결되는 유튜브 운영 구조상 자극적인 소재로 거짓된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버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책이라고 해서 100% 믿을 수 있는 정보는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유튜브보단 필터링 작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식하는 마음>의 저자는 홍진채라는 사람이다. 펀드매니저로 일을 한 경험이 있고, 현재는 라쿤자산운용의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경력에서 신뢰가 가지만, 여러 대표와 애널리스트, 프로의 추천사도 신뢰를 굳건히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비문학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밝히는 말이지만 나는 목차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책이다. 특히 주식과 같이 어렵고 낯선 분야만 더더욱 그렇다. 좋은 책이라면 목차만으로도 대략적인 내용이 파악되어야 하며, 핵심 내용을 간추려서 적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part 2. 질문만 바꿔도 길이 보인다
part 3. 이기는 질문, 지지 않는 투자
part 4.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큰 장이 네 개, 거기에 딸린 작은 장이 세 개, 그 아래의 하위 제목이 여러 개.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타이틀에 파악이 용이해 목차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1장에서는 주식의 전반적인 관념들과 어쩔 수 없이 빠지는 사고의 함정에 대해서 다룬다. 내가 매수한 종목이 끝없이 하락하거나 매도한 종목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면 자책은 굉장히 커질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주식은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며, 인간은 그런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매매가 잦을수록 수수료로 지불되는 돈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물론 아직까지 주식 거래를 해본 적도 없지만, 미처 고려할 생각조차 못 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2장이었다. 이 부분은 우리가 흔히 던지는 무의미한 질문들과 무의미한 격언들에 대해서 다룬다. 펀드 투자자로서 감추고 싶은 진실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 저자는 솔직하게 거침없이 답변들을 써 내려간다. 나 역시도 깨닫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속된 말로 '뼈 맞았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제(2020년 11월 16일) 친구와 주식 얘기를 하다가 삼성전자가 주가가 또 상승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 진작에 미리 사 놨어야 하는데!"라며 농담을 했었다. 삼성전자는 장기투자의 성공 사례로 항상 등장하는 단골 기업이다. 그러나 1990년 당시 삼성전자는 시가 총액 9위에 머무른 기업이었다.
과연 3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삼성 전자가 20배 넘게 상승할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많은 기업 중에서 삼전을 찾아내는 혜안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이처럼 저자는 알기 쉬운 예시를 들어가면서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는다.
장이 거듭될수록 주식투자와 관련된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 3장은 투자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이 나온다. 2장도 역시 질문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는 내용이 주였다면, 3장은 주식을 할 때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1,2,3장에서 주식에 대한 오해를 풀고 기본을 배웠다면, 4장에서는 앞으로 투자를 할 때 어떤 자세로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확률론적 사고, 바벨 전략 등에 대해서 다룬다.
주식 관련 책을 읽고 있지만 나는 아직 투자자가 아니다. 자본금도 없고 배경지식도 전무하며, 무엇보다도 용기가 가장 부족하다. 주식이 어떤 건지 알기도 전에 "주식을 잘못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을 들었고 주식 투자가 아닌 투기의 단점들만 봤다.
그러나 직장인이 되고 시야를 넓히니 내가 얼마나 편협한 시선으로 주식을 바라봤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예적금으로 자산을 불리는 건 20대인 나의 부모님 세대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굉장히 낮은 이율로 인해 예적금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건 '보존'이 아니라 '쇠퇴'가 되었다. 또한 각종 매체의 발달로 주식에 대해 깊이 배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에 '카더라'라는 말만 믿고 도전하는 미련한 투자자들도 줄었다.
단언하자면 나는 언젠가는 주식을 시작할 생각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그만큼 내 견문이 넓어야 된다는 생각에 공부부터 하는 중이다. 물론 주린이를 넘어 주식 문외한 수준인 내가 읽기에 어려운 단어와 정의가 종종 등장하긴 하였으나 <주식하는 마음>은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배우기에 굉장히 좋은 책이었다. 특히 주식 이외에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오해를 풀고 내실을 다져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주린이의 입장에서 쓴 서평이지만 주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투자 습관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주식이 대세가 된 요즘, 남들이 얻는다고 내가 잃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