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편의 단편 모두 ‘지나친 마음’을 생각하고 ‘옆사람과 옆 사람의 정의’를 돌아보게 만들었어요.특히 <좋은 교실> 단편을 읽을 땐 학습지 교사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이들이 특수고용직이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는 것, 그리하여 학습지를 사비로 구입할 수밖에 없는 기이한 구조) 수업을 맡은 아이와 아들의 모든 특징을 기록하지만 결국 ’옆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미묘함을 느꼈어요. <분실> 단편에서는 캐리어가 바뀌어 결국 자신의 짐을 못 찾는 여자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꼭 찾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해방감을 느끼죠. <아직 새를 몰라서> 단편에서는 아이를 뱃속에서 잃고 멸종 위기 새를 돌봄으로써 무언가를 충족하는 여자와, 그녀를 이해할 순 없지만 새를 위해 더 큰 욕조를, 화장실을 내주는 것에 침묵으로 동의하는 남편이 나와요. 한 장씩 천천히 넘기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오래 묵혀둔 마음이 가뿐하게 전환되는 시점엔 꼭 특별한 사건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였어요. 또, 옆에 있는 사람이 완벽한 ‘옆사람‘이 되려면, 그렇게 ’우리’가 되려면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요. 결국 두 가지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내 마음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깨달았답니다. 작가가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감상을 남기는 것 같지만, 저는 이 소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좀 더 기꺼운 해석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고 느꼈어요. 이런 이야기, 더 나아가 문학이 결국은 서로에게 가닿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소설 속 인물을 자신의 삶에 투영하고, 그렇게 ’나와 너‘를 돌아보는 기회를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