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통영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에 갈 때만 해도 『토지』는 나에게 어려운 존재였다. 읽어보곤 싶었지만 대하소설이 주는 중압감(?)은 엄청났기에 도전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입문용으로 적절한 책이 출간되어서 읽어보았다!! 꽃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너무 신선했고 토지 소설에 이렇게 다양한 꽃이 등장할 줄은 몰랐다. 책의 장소 중에 가봤던 곳도 많았고 평소에 엄마가 꽃에 관심이 많으셔서 아는 꽃도 꽤 나와서 더 재밌게 느껴졌다. 토지엔 등장하는 인물이 많지만 개개인의 특성이 뚜렷해 ‘아 이 사람 누구였지’할 일이 전혀 없다. 이 책엔 <평사리 사람들의 꽃>, <사랑의 꽃> 등 에피소드별로 꽃 이야기가 나눠져있고 인물을 꽃으로 비유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더욱 쉽게 읽힌다! 읽다 보면 꽃과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새롭게 알게 된 꽃이 많아 길가에 핀 꽃을 유심히 보게 된다. (길 다닐 때 핸드폰 보는 일이 자연스레 줄어들었다는..!) 꽃과 나무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름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책을 덮으며… ’엄마 이거 무슨 나무야, 엄마 이거 무슨 꽃이야?‘ 물어보지 않아도 ’보경아 땅에 봐봐 토란 잎 엄청 넓지‘라고 먼저 말해주는 엄마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될, 혹은 다 읽은 분들이 나처럼 『꽃으로 토지를 읽다』를 생각하면 소중한 사람이 떠오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