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데스크 앞에 앉으시오, 라고 챈들러는 말한다. 아무튼 그 데스크 앞에서 두 시간 동안 버티고 앉아 있으시오, 라고,
그 사이에 펜을 쥐고 뭐든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만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 대신 다른 아무 일도 해선 안 된다. 책을 읽거나 잡지를 넘기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고양이와 함께 놀거나,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거나 해선 안 된다.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오로지 딱 버티고 앉아 있지 않으면 안된다. 즉 아무것도 쓰지 않더라도, 쓰는 것과 똑같은 집중적인태도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비록 그때에는 한 줄도 못 쓴다 하더라도반드시 언젠가 다시 글이 써지는 사이클이 돌아온다. 초조해하며 쓸데없는 짓을 해봤자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다, 라고 하는 것이 챈들러 방식이다.
나는 이런 사고방식을 대체로 좋아한다. 그 자세가 건전하다고생각한다. 이는 물론 개인적인 기호(好)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처럼 전쟁이 터질 적마다 외국으로 날아가거나, 아프리카의 산을 오르거나, 카리브 해에서 청새치를 낚아올린다거나 해서 그것을 소설의 제재로 삼는 방식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텔레비전의 ‘무슨 무슨 스페셜 프로와 근본적으로 같은 발상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글을 쓰고 있노라면 점점 더 심해져 부자연스럽게 제재를 찾아 헤매게 된다.
그런 방식에 비하면 ‘그냥 두 시간 동안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으시오. 그러고 있노라면 어떻게든 될 수 있을 테니까’ 라는것은 사상으로서 진지하고 건전하다. 돈도 들지 않고, 남에게 폐도 끼치지 않으며, 품도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외적 요인에 의뢰하지 않아도 좋다고 하는 것이 깨끗해서 좋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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