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는 옅은 금발 머리카락을 눈에서 쓸어냈다. 시원한 바람이 나무 우듬지 사이로 불었다. 그녀가 언덕 정상에 가까워졌을 때, 갑자기 그가 언덕 반대편을 올라오고 있어 꼭대기에서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온몸이뜨거워졌고, 예감은 너무나 확실했다. 그녀는 울고 싶지않았다. 웃고 싶었다. 그가 가져다달라고 해서 주머니에넣은 자기 사진을 더듬었다. 마을을 지나던 순회 카니발의 사진사가 찍어준 싸구려 스냅사진이었다. 심지어 그녀와 별로 닮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