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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말 액티비티 - Paranormal Activit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별로였던 이유는 우선 이 작품이 별로 무섭지 않다는 거다. 무섭다, 라는 것은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무서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이 쾅 닫히고, 악마의 발자국이 찍히고, 보드에 악마가 무슨 단서를 남겨 놓는 게 왜 무서운가. 정말 무서운 것은 우리의 상상 속에 있는 것이지 우리가 보고 듣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파라노말 엑티비티>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가 보여준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차용하되, 정말 영화적인 상황을 설정해 놓고 있는데 악령,하면 떠오르는 클리셰들이 고대로 들어가 있다는 거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는 둥, 악령을 화나게 하지 말자는 둥 하는 시나리오 대본 대사같은 다이얼로그들. 아. 진짜 졸렬한 기획 아닌가.
페이크 다큐를 표방했으면 진짜 다큐스럽게나 만들지. 영화에서 나올 법한 싼티나는 아이디어는 다 집어놓고 녹화 카메라 하나 설치해놓고서는 실제 있었던 일이야, 무섭지~ 이런다. 황당하다. 남자는 보통 집에서 쓰는 카메라보다 큰 카메라(기계치여서 정확하게 뭐라고 써야 할지를 모르겠다 젠장)를 사놓고서는 '세일해서 싸게 샀'단다. 웃기다. 그러고는 여자가 무슨 일이 일어나면 카메라 부터 잡고 뛰어간다. 집 안에서 카메라 들고 뛰어가는 남자를 보고 나는 솔까말 엄청 여자가 불쌍했다. 여자를 정말 사랑하면 저렇게 찍는 것에 집착할 수가 없다(고 여자인 나는 확신한다). 아니 뭐 찍어서 악령이 나간다면야 상관없지만 기록에 남기면 뭐하나. 하긴 여자도 할 말이 없는 게 같이 동거를 하는 사이인데도 그간 악령 얘기는 입도 뻥끗 안했으니 피차일반이네.
딱 보면 비급도 아니고 씨급 배우들이 등장해서 유치한 대본에 맞춰 부끄러운 연기를 펼치는 인터넷 영화같은데 이걸 페이크 다큐라면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비밀리에 판권을 샀다는 둥 하는 이야기로 극장에 걸고 흥행 몰이를 했네. 아. 정말 장삿속 하나는 아주 끝내준다. 울 나라 극장 예고편은 또 얼마나 웃겼다고. 관객들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해서는 무서워하는 장면 보여주면서 광고하던데? 이런 걸 찍어 놓고 영화 감독입네 하는 거, 좀 부끄러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