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 The Internationa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향수> <롤라 런>의 감독 톰 튀크베어와 짐승과 수컷형 배우에 속하는 클라이브 오웬. 그리고 뒷받침해주는 여자 역할로는 꽤 적역인 나오미 와츠. 뭐가 더 필요한가? 재밌을 줄 알았지, 난. 세계적인 불황에도 엄청난 이윤을 남기는 은행이 있고 그 은행이 분쟁 지역에 무기를 팔고 테러를 조장하고 범죄 조직의 돈 세탁을 해 주고 있었다는 얘기도 흥미진진했으니까. 은행이 나쁜 놈이라니, 꽤 괜찮은 설정 아닌가. 어쨌든 돈이 들어가고 나오는 곳이니까 범죄 조직의 돈도 들어갈 것이고 액수만 크면야 은행에선 좋아라 할 것이니. 나름 괜찮은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피곤한 탓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졸음 유발 스릴러일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또 보다 보니까 제이슨 본 시리즈랑 느낌이 비스무리한 부분도 있더라구. 뭐라고 딱 집어서 말은 못하겠지만 그냥 그렇다. 카메라의 흔들림도 그렇고 액션 장면의 차가운 느낌도 그렇고. 근데 재미는 진짜 없는 제이슨 본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ㅋㅋ

재미가 왜 없는지를 생각해 봤다. 은행과 범죄 조직의 결탁이라는 걸 너무너무 심하게 설명을 해대는 통에 지루했다는 게 1번 이유. 무슨 박물관인지 미술관인지에서 벌어지는 아름다운 액션씬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 또 설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은행이 어떻게 해서 조직과 결탁했는지, 어떤 식으로 돈을 버는지를 내가 왜 알아야 하는데? 그냥 그렇다는 것만 간단하게 알려주고 드라마를 보여주란 말이야!! 드라마에 목말라 아무리 쳐다봐도 이 사람들은 계속 설명문을 쓰고 있으니. 중간에 10분 졸았다.

2번 이유는 캐릭터의 부재. 나오미 와츠는 뉴욕 검사인데 유부녀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은행을 조사하는 클라이브 오웬은 인터폴 형사다. 오웬은 누가 뭐라 해도 포기하지 않고 은행 조사에 집착한다. 영화 시작 초반 10분에 그의 동료가 죽어버리는 이유도 있지만 그는 은행을 조사하다가 인상 망칠 뻔한 안좋은 추억 때문에 더 포기할 수가 없다. 근데 오웬은 그냥 '은행 조사에 미친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게 졸음을 유발한다. 드라마의 부재와 캐릭터의 부재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나오미 와츠와 클라이브 오웬 사이에 '짐승스러운 그 무엇'이 아니라면 '인간적인 그 무엇'이라도 오간다면 좋을텐데 톰 튀크베어 감독은 사람 약올리는 데에 재미 들렸는지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떡밥도 던져주지 않고 쫑을 내버린다. 그것도 중간에 뚝 잘라 버리고 허무하게. 이게 뭐냐구. 두 사람이 끝까지 함께 뭐라도 했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당신 힘들까봐 걱정된다'면서 여자를 확 보내버린다. 뭐라도 쌓아놓고 보내든지 말든지 하지. 안타깝다. 두 사람 사이에 로맨스도 없어서 그것도 졸음 유발.

이 영화를 편집해서 간직할 수 있다면 딱 세 부분 갖고 싶다. 처음 10분의 긴박한 '접선'씬. 그리고 박물관인지 미술관인지에서 벌어지는 정말 아름다운 액션씬. 와장창 유리들이 깨어지고 총알이 비처럼 쏟아지는 그 장면이 진짜 아름다웠다. 물론 별 의미는 없었고 관객의 졸음을 깨게 해주기 위한 배려같이 느껴졌지만-_-ㅋ 마지막으로 클라이브 오웬이 양미간 찌푸리는 씬. 요렇게 세 부분 편집본 없나요?ㅋㅋㅋ 지적이면서도 강인한 수컷 느낌의 배우 오웬의 양미간에 내천자를 보는 순간 순간이 정말 황홀했다. 클로즈업 될 때마다 감탄. 그러나 후반 20분은 지나친 사족으로 잘라냈어야 한다고 생각함. 클라이막스가 이렇게도 지루할 줄이야.

영화를 보고 난 후 감상문을 쓰긴 써야 하는데 지루했다는 얘기만 쓰게 될까봐 망설여졌다. 혹시 나만 이렇게 본 걸까 궁금해서 네이년을 검색했더니 평점도 낮고 그렇더군. 난 넘 괜찮게 봤던 <작전>이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핸드폰>이랑 별볼일 없던 <마린 보이>랑 비슷한 평점이라서 네이년 관객 평점이 그럼 그렇지, 이랬는데 이건 또 내 생각이랑 비슷하게 나왔더라구. 그치만 5점 짜리 영화는 아닌데-_-ㅋ <핸드폰>보다 평점이 낮다는 건 말이 안 돼. 백상시상식보다 재미없었던 영화인데 말이다ㅎㅎ

결론은 그렇다. 튀크베어의 영상미조차도 지루한 네러티브를 이겨낼 수 없었다는 것. 유머를 첨가하기 싫었다면 설명이라도 잘라내지. 이게 뭡니까. 나오미 와츠와 클라이브 오웬을 놓고 눈으로 오가는 정사씬이라도 넣었어야 되는 거 아냐?ㅋㅋㅋ 짐승 배우를 활용하지도 못하는 감독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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