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존재들
브라이언 도일 지음, 김효정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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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산문집은 작가의 일상을 몰래 훔쳐보는 것만 같아 수줍고 낯설기도 했지만, 독서를 할 때마다 꼭 무언가를 얻어야 하고 배워야 한다는 긴장감으로 가득 찬 내 몸을 녹아내리게 하고 일상의 여유와 부드러움을 갖게 해 주었다. 늘 영적 도서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신앙이 두터운 작가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그의 생각을 듣고 때로는 공감하며, 마치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던 때처럼 차분하고 따뜻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전에,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은 신앙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브라이언 도일의 글 몇 가지만 읽어보아도 그것이 왜 가장 큰 재산인가를 알 수 있다. 부모님의 신실한 신앙 덕에 브라이언 도일의 삶 깊숙이 신앙이 자리 잡아있었고, 신앙은 그의 일부이며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옆에서 아이가 신앙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잔소리하며 가르치기보다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작가 본인도 그것을 느끼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교훈은 말로 가르치는 교훈이 아닐 것이라고. 아이들이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교훈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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