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 봤으면 합니다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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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을 말랑하게 만드는 책이 있을까.

신부님의 삶 속에 스쳐 지나간 인연에 대해서 엮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연이 없었다. 슬프면서 애틋하다가, 따뜻해지며 아린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신부님의 인연은, 제일 처음 나오는 에피소드이다. 바닷가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에게 깨달음을 준 아이와의 만남처럼, 신부님이 만난 초등학생 아이와의 대화는 탄식을 자아냈다. 기특하기도 하면서 아이답지 않은 성숙한 모습이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부님의 삶을 조금이라도 엿보는 것 같아 흥미로운 반면, 내가 만나보지 못한 신부님의 삶 속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지치고 힘든 11월을 보낸 나에게 이 한 권의 책은, 세상 속 모든 것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닫아 둔 마음을 조금이나마 열고 기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운 이들과 그들을 통해 만난 하느님께 남기는 말, '당신을 만나 봤으면 합니다.'

위령 성월의 마지막 주일, 나의 삶 속을 스쳐 지나간 그리운 모든 인연을 위해서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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