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 - 루치아 수녀 회고록
루치아 도스 산토스 지음, 대전 가르멜 여자 수도원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을 맞아 파티마 국제 순례 성모상이 2017년 9월에 대구교구의 한 성당에 오게 되었다. 그곳에서 파티마의 성모님을 처음 만났다. 3년 후, 파티마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고 파티마의 발현에 대해서 관심을 더 갖기 시작했다. 그 외의 교황청이 인정한 발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교황청의 인정을 받지 못한 발현과 더불어 발현 주장이 거짓인 사례도 함께 알게 되었다. 결국에 그 거짓 발현을 주장한 이들은 이단으로 발전되었다는 씁쓸한 결말도 함께 말이다.

4월 선정 도서 중, 관심사 중의 하나인 파티마에 관한 수녀님의 회고록에 이끌려, 이 책과 함께 사순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이 책은 루치아 수녀님의 회고록이기에 파티마의 발현에 관한 내용보다는, 루치아 수녀님과 함께였던 프란치스코와 히야친타에 관한 서술이 대부분이다. 한 편의 영화나 파티마 성모 발현에 관한 문서로는 전혀 알 수 없고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기에 흥미롭고 때로는 경건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회고록 속의 히야친타에게 본받을 점이 너무나도 많았고, 때로는 부끄러웠다. 하느님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희생을 하는 아이들. 세계 1차 대전 중이던 그 당시 먹을 것조차 부족했을 텐데, 자신의 점심을 기꺼이 내주고 자신의 희생과 고통을 기쁘게 여기는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쉬이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히야친타가 보여주는 모든 행동은,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는가의 척도로 삼을 만큼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얼마 전 성체 조배를 하며,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는가. 내 삶에 '나'의 비중이 더 커서, 주님을 위한 일을 미루지는 않았을까. 지난날 나는 하느님을 위한 일 보다 나를 위한 편안함을 택하는 일이 많았음을 깨달았다. 수녀님 회고록 속의 세 목동들에게는 '나'를 위한 일은 없었다. 주님을 위한 일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반복하여 죄를 짓는 행동을 위해, 죄인들을 위해 세 목동은 끊임없이 희생하고 기도했다.

책을 읽으며 안타까웠던 건, 파티마 성모 발현이 있던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세계 곳곳에선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평화 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한반도와 해상 곳곳에선 늘 경계를 늦추지 않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애쓰고 있음을 인지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인간이 일으킨 전쟁은 수많은 죄 없는 이들을 희생시키며 아름답던 자연과 건축물을 다시금 볼 수 없게 만든다. 인권의 가치가 상승된 현대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평화와 공존을 위해 발맞춰 함께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미사 중 보편 지향 기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가, 이렇게 간절하게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히야친타는 우리 주님이 받으신 고통에 대한 제 이야기를 듣 고는 감동되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가끔 저에게 그 이야기를 전부 다시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러고는 울며, 슬픔에 젖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불쌍하신 우리 주님! 나는 결코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어! 더 이상 우리 주님이 고통받으시게 하고 싶지 않아!”

P.44

“기도해라. 많이 기도해라! 예수님과 성모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성 심께서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 계획을 갖고 계신다. 지극히 높으신 분께 끊임없이 기도와 희생을 바쳐라.” “희생은 어떻게 하나요?” 하고 제가 물었습니다. “너희는 모든 것을 통해서 희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하느 님을 거슬러 범한 죄에 대한 보상의 행위로, 또 죄인들의 회개를 위 한 탄원으로 하느님께 바쳐라. 그리하여 너희는 너희 나라에 평화를 끌어오게 될 것이다. 나는 너희 나라의 수호 천사, 포르투갈의 천사 다.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너희에게 보내시려는 고통을 유순히 받아 들이고 잘 참아야 한다.”

P.126

그러면 이제 여러 곳에서 저에게 물어 왔던 두 번째 질문에 대답 하겠습니다. 어떻게 히야친타는 그렇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보속과 고행 정신을 소유하게 되었으며 또 그렇게도 잘 이해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하느님께서는 그녀에게 티 없이 깨끗하신 마리아의 성심을 통하여 특별한 은총을 베풀어 주시 려하신 것이고, 둘째는 그녀가 지옥을 보았고, 또 그곳에 떨어진 영 혼들의 멸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P.2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