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도하는 밤
이영제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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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도하는 밤'은 약간의 강론과 더불어 3분 교리를 듣는 것 같았다. 예비신자 교리와 견진성사를 위한 교리, 성령 세미나 등 특별한 때가 아니면 평소에는 신부님을 통한 교리 교육을 접하기 어렵고 스스로 찾아 공부해야 하는데, 이렇게나마 교리를 배우는 입장이 되니 책을 읽는 동안은 3분 교리를 듣던 '청년인 나'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 시절엔 잔소리처럼 들렸지만 지나고 보면 참 좋은 말씀을 해 주셨던 신부님이 계셨는데, 무슨 일을 하든 내 안에, 내 곁에 항상 하느님을 두고 행하라 말씀하시던 것이 떠올랐다. 근 여섯 달 동안은 내 안에, 내 곁에 한 번이라도 계시길 원했을까. 해야만 하기에 목적 달성만 바라보고 행해왔고, 그러기에 지금의 내 안에는 텅 빈 듯한 허무함만이 남아 있다는 걸 깨닫는다.

무엇이든 감성적이고,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을 가진 요즘의 나에게 담백하고 따스한 위로를 건네주는, 촉촉한 빗방울에 흔들거리는 촛불 앞에 앉아 함께 기도하는 행복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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