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셀름 그륀의 종교란 무엇인가 - 안셀름 그륀 신부에게 던지는 75개의 질문
안셀름 그륀 지음, 신정훈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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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란 무엇인가.

 

먼저 우리는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국가에 사는 만큼, '종교의 자유'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종교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와 '신앙 실행의 자유'로 나누어지며 그 안에서도 세부 자유가 파생되어,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

'신앙의 자유'는 흔히 우리가 아는 종교의 자유를 대표하는 '신앙을 가질지, 가지지 않을지'에 대한 자유이다. 사회적 문제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이 신앙의 자유이다.

'신앙 실행의 자유'는 '얼마나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 신앙을 실천할지'에 대한 자유이며, 이러한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한다.

 

종교에 대한 자유를 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종교에 대한 자유를 침해 당해도 크게 처벌받은 사례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러니한 것은 '국가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 종교의 자유를 제한받을 수 있다고 한다. 법이 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많은 사건이 일어나도 제대로 보장을 받거나, 제한받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나 역시 신앙을 가진 사람이지만, 모태 신앙이거나 가족 모두 신앙인인 가정이 아니기에, 종교의 자유나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오히려 모태 신앙이었다면 종교에 대한 강요를 받았을 수도 있고, 그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유아세례에 대해서도 이견을 갖고 있는데, 이 종교의 자유는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배울 것이 많다는 이점이나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아세례를 행할 테지만 신앙을 갖고 싶지 않다면 그것을 강요할 생각이 없다. 나도 강요받아서는 안되고, 내가 강요 해서도 안된다.

 

우리가 종교를 가지는 원초적인 목적에는 '내 안의 평화'이기 때문이다.

 

'안셀름 그륀의 종교란 무엇인가'는 종교에 관한 75가지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고, 종교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고 신자들에게는 재인식의 시간을 갖기에 좋다.


+ 하느님께서는 나와 무관한 독립적인 실재이신가요?

하느님께서는 모든 존재의 창조주이시며 모든 존재를 관통하는 사랑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하는 사물과 창조된 세계와 인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을 사물이나 창조된 세계, 인간 안에만 머물러 계시는 분으로 축소해서는 안 됩 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모든 것을 초월하십니다. 신학은 이 사 실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물 안에 내재하실 뿐만 아니라 사물들을 초월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보고 알 수 있는 모든 존재자 너머의 고유한 실재이십니다.

32p

+ 그리스도교는 하느님 존재에 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나요?

그리스도교 신학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경으로, 하느님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고 서로 연결시켰습니다. 우리는 인간에 관해서 이야기 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 반대로 하느님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인간의 본질을 묘사할 수 없습 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과 인간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신학은 하느님과 인간을 서로 혼합시키 지 않습니다. 451년에 개최된 칼케돈 공의회는 예수님 안에서 신성 과 인성이 “분리되지 않고 혼합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이 사실 은 우리와 하느님 관계에서도 유효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결합되어 있지만 “분리되지도 혼합되지도” 않습니다. 즉, 우리는 온전히 인간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와 결합되어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사시고 우리의 가장 내밀한 중심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안에 사시면 우리의 인성이 변화되고, 그분이 우리 생각과 마음을 관통하시게 됩니다. 그러니 우 리는 때때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참자기에 도달할 수 있게 됩 니다. 하느님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자아에 관해서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참자기, 즉 원천적이며 순수한 당신의 모습 을 닮은 우리와 가까워지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55p

+ 신앙을 받아들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신앙을 받아들이게 하는 힘의 원천은 직관입니다. 신앙은 순수 이 성적인 결정에만 근거하지 않습니다. 신앙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이성적인 근거는 답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직관은 사 실을 인식하는 또 다른 원천이 내 안에서 샘솟는다고 말해 줍니다. 신앙을 받아들이게 하는 또 다른 원천은 갈망입니다. 저는 많은 사 람들에게서 신앙에 대한 갈망을 느낍니다. 갈망은 예술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이 환상이 아니며 그 아름다움에서 하느님 영광 자체가 빛난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137p

+ 신심과 영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른가요?

예전 사람들은 신심이라는 말로 하느님과의 경건한 관계, 즉 하느님 께 대한 내적인 자세를 표현했습니다. 신심은 하느님께 헌신하고, 그 분께 자신을 열어 보이며 그분께서 선사하신 모든 것에 감사함을 의 미합니다. 영성은 더 넓은 개념입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오늘날에는 애매하게 쓰입니다. 사람들은 ‘종교 없는 영성’ 내지 ‘하느님 없는 영성’을 말하 기까지 합니다. 마찬가지로 밀교도 이 개념을 자신들의 다양한 수행과 자세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그래서 영성은 우리를 능가하는 신비에 대한 개방성 내지 정신 집중, 묵상, 침묵 등 영적인 주제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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