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할 수 없는 성채
기 에마뉘엘 카리오 지음, 조연희 옮김, 이영제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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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구마'라는 단어 보다 '굿'이 더 익숙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다른 서적이나 사례에 의하면 서양권에서는 오컬트에 빠져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영화 애나벨에 나오는 워렌 부부같은 퇴마사나 구마 사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 한국 정서에 맞춰 본다면 대부분 무당을 통해 굿을 하는데, 최근 뉴스에는 오히려 잘못된 행위로 인하여 안타까운 사례들이 간간이 전해지고 있다.


이 책은 구마가 필요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유혹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도 필요한 책이다. 책에서 말하는 적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불행을 일으키는 모든 것들을 말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는 우리의 삶을 하나의 작은 도시이며, 그 도시 안에 세워진 건물들을 내 삶의 다양한 모습과 연결해보게 한다.

 


농장-성장이 멈춰 버린 직장인; 일은 우리 삶에서 필수적이며, 일이 없다면 사회적 존엄성을 잃게 된다.

제안> 목표 달성을 위해 무슨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


거실-가족 간에 생긴 문제; 거실은 가정, 즉 가족들과의 관계를 나타낸다. 세대마다 재연되는 도덕적 연관성도 존재한다.

제안> 분노하고 복수하기보다는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기쁨과 해방, 회복의 진정한 길이 될 것이다.


식당-중독이 이루어지는 곳; 식당은 음식을 먹는 장소다. 식당은 음식과 우리의 관계를 나타내는 한편, 여러 가지 중독의 장소일 수도 있다. 모든 중독이 존재하는 곳, '식당'은 과잉의 장소와 같다. 허울뿐인 덧없는 기쁨은 항상 더 많은 쾌락을 약속하며 우리의 상상을 점령한다.

제안> 우리 지성과 의지의 나약함, 포기 또는 '관계 단절'의 순간들은 위험을 부른다. 회복하기 위해서는 해방 기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침실-휴식의 장소에서 악몽의 장소로; 침실은 사적인 장소이자 경우에 따라서는 부부만의 장소이기도 하다. 사생활이 공격을 받으면 수면에 지장을 준다. 수면이 여러 가지 이유로 방해를 받는 것이다.

제안>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떠올리자. 어떠한 경우에도 분노 속에서는 우리를 위협하는 풍랑을 잠재우기 위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오로지 믿음만이 우리를 평화로 이끈다.


도서관-가장 중대한 죄악, 교만; 도서관은 지적 양식을 얻는 곳이자 생각과 성찰이 정립되는 곳이다. 우리는 교만에 점령당하여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교만은 중대한 죄악이다.

제안> 소음에서 벗어나 겸허하게 기도드리며 침묵의 시간을 가지자. 단식과 마찬가지로 침묵은 우리를 '비워 내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극장-왜곡된 상상; 극장은 상상과 환상의 장소를 상징한다. 극장이 공격당하면 상상은 왜곡되고 나쁜 이미지가 끊임없이 떠오른다.

제안> 상상을 치유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상상에 자양분을 주는 행동을 끊어야 한다.


지도의 방-식별을 방해하는 악마; 지도의 방은 우리 성에서 필수적인 곳이다. 삶의 모든 중요한 계획을 이곳에 둔다. 식별 능력도 공격받을 수 있으며 삶의 중요한 선택도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제안> 의심을 멈추고 도움을 청하자. 영적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제는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가 적의 가면을 벗기고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자신을 의탁하도록 도울 것이다.


성당-하느님을 멀리하고 거스를 때; 성당은 하느님과 우리가 관계를 맺는 본거지다. 영성 생활이 공격을 받으면 기도를 못하게 되며, 신앙생활을 거부하고 싶은 유혹에 휩싸인다.

제안> 악마의 공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묵주 기도가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은 굳이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 가난한 사람들이나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도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을 '음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성채 이론을 통해 외부 공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성채 이론이란 9단계의 기도이자 수련인 영적인 방법이며 이 방법에서 지향하는 것은 우리 마음이 하느님을 향하게 하는 것이다.


1단계: 상상해 볼 것.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평야가 펼쳐져 있고 평야 한복판에 도시(마을)이 보이며, 그 도시는 까마득히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시 가운데 작은 언덕이 있고 그 꼭대기에 견고한 성 한 채가 우뚝 서 있다.

2단계: 성벽 위 지평선을 바라본다고 상상해 보자. 감시인이자 파수꾼, 도시를 수호하는 병사라고 생각해 보자.

3단계: 눈앞에 펼쳐진 이 도시를 바라보자. 이곳이 바로 나의 삶이다.

4단계: 하느님의 성을 관상해 보자. 성벽 안 가운데 살아 있는 생명의 샘이 있다. 집과 우리의 영적 영혼이 여기에 있다.

5단계: 적이 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저 멀리서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6단계: 적에게 승리하기 위해 적에게서 등을 돌린다. 그리고 하느님의 성을 향해 돌아간다.

7단계: 기도하라. 하느님의 성을 향해 주님께 기도를 바쳐라. 흠숭 기도를 하며 하느님께 청하라.

8단계: 벌어진 틈 사이로 적이 들어왔다면 다시 기도하라.

9단계: 하느님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의 기도를 드려라.


마지막으로 저자는 누구나 시편 작가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한다.

"나의 힘, 내 산성 내 성채, 나를 구하시는 분, 내 방패, 내가 피신하는 분, 민족들을 내 밑에 굴복시키시는 분."(시편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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