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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우산 글라이더 청소년 문학 5
김민혜 지음 / 글라이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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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우산을 매개로 지나와 아이돌 지완이. 그리고 진구들의 사랑과 우정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요즘 아이돌가수를 향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작가님의 섬세한 필치를 통해 알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계속 건필, 건강하시길 빕니다.
( * 하 *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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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인 카페
남상순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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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집 그림을 보면, 집안에 잔뜩 재미있는 일들이 숨어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상상이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안에서 가족이 되어 어울리고 싸우면서 배수관 안으로 속속 흘러간다. 웃기면서 슬픈 감정이 매번 들썽이며 일어난다. 슬픈데도 이상하게 재미있고 우습다. 작가는 가족, 이웃, 친척, 친구 등의 포괄적인 의미를 짚어내기 위해 많은 기둥을 세우고 방을 만들고 특별한 지붕을 덮어씌움으로써 독자가 그 의미를 찾아가도록 한다.

집은 실제 건축물인 미형의 집인 하우스(하드웨어)와 이모가 만든 아궁이가 있는 집인터넷 카페(소프트웨어)의 두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건의 하나는, 미형의 집에 누수가 발생하여 아래층에서 항의를 하여 공사기사가 와서 그 원인을 찾아 수습하는 일이다. 또 하나는, 호주에 사는 미형의 외조부가 실종되어 미형의 부모님이 호주로 건너가고 외조부를 찾아다니는 일이다. 집의 구조물에 하자가 발생한 일이나, 가족 중의 누군가가 실종된 일이 서로 맥락이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이나 인간관계가 그만큼 밀접하고 긴밀하게 얽혀 있어, 그 중 하나가 탈이 나면 전체가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중학생인 미형이, 이런 환경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할 것처럼 보이지만, 의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이 자못 듬직하다. 더구나, 절친인 연주와의 갈등까지 겹쳐 고민하고 싸우지만, 미형은 포기하지 않고 원상복구, 라는 지점을 향해 노력한다.

외조부가 이민절차를 밟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고 유명대학 교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었다는 장면, 인터넷 카페에 외조부가 글을 남긴 것을 보고 할머니는 사돈양반이 무장갱도질을 하여 티브이 뉴수에 나왔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그만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작가의 상상력과 감각은 다음의 문장에서 빛을 내며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북자 이모 북자 이모 하고 자꾸 발음하면 콧구멍에서 엄마는 외계인 맛 아이스크림 향이 퍼지면서 두 번 회오리를 일으키다가 목구멍을 통해 입안으로 쳐들어와 나를 사로잡아. 네가 그 맛을 아느냐?

-할머니 눈에는 집이 인격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분에 따라 가족에게 행운을 줄 수도 있고 불운을 줄 수도 있다고 믿으니 말이다.

-사람의 말에 따르면 외할아버지처럼 생긴 사람이 멜버른에서 복면을 한 무장 강도로 나타나 슈퍼를 털었다는 것이다. 무장강도가 꼼짝 마”, “모두 엎드려!”, “떠들지 마!”라고 손님들을 협박한 사이사이 한국말이 흘러나왔고 덩치나 억양으로 보아 미형의 외할아버지가 아닌가 생각했다는 것이 목격자의 전언이었다.

-독고다이라는 단어는 미형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가끔 친구와 뭐가 안 맞거나 거리감을 느낄 때면 어둠을 끌고 다니는 마블처럼 마음을 찌르고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죽은 자가 걸치는 옷 같기도 하다. 고집스러움을 덮어쓰기 당한 회색 캥거루 같기도 하고.

-집이 걸을 수만 있다면 알프스에 가고 히말라야 가는 걸 꿈꾸지 말란 법이 있나, 하지만 참았다. 뭔가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우산처럼, 혹은 햇살처럼 드리우면서 연주와 미형사이에 보호막을 씌우고 있는 것 같았다.

-커다란 집 한 채가 오늘도 쉬지 않고 걸어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집은 뒤뚱뒤뚱 걷다가 필요한 순간이 되면 달리거나 점프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산막골 그 비탈진 언덕길을 지나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게 되지 않을까, 비록 외할아버지나 외할머니 중 한 분은 잠깐 뒤처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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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안지숙 지음 / 산지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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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숙 작가의 단편소설 중 특히 '청게'를 주목하여 읽었다.

화자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는 아픔을 겪는다. 함께 살았던 아버지는 청게를 잡다가 뱃전에 머리가 부딪혀 떨어져 죽고, 몇 년째 소식을 끊었던 엄마는 귀가했다가 사흘 뒤 외할머니에게 화자를 맡기고 홀연히 떠나버린다. 외할머니는 다시 삼촌집에 화자를 맡긴다. 전학 간 학교에서 반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어 놀이기구를 타다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진다. 이처럼, 화자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고독한 존재로 남는다. 삼촌 집에서 함께 살게 된 사촌인 지니는 엄마의 부재에 대한 대리보상의 존재이다. 화자는 4년동안 모은 오피스텔 전세금으로 지니와 함께 살기위해 오피스텔을 계약하지만, 지니가 운전하는 차량에 함께 타고가다 사고가 나고, 화자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사고를 당한 화자는 처음 이상이 없다던 의사의 말과는 달리, 화자는 어느 날, 자신의 온 몸으로 멍이 번지고 목구멍 목젖 뒤로 퍼런 녹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보름 후에는 혈소판감소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움직일 때마다 관절에서 덜거덕거리고, 손과 발이 따로 놀게 된다. 비곗살이 빠져나가고 질긴 살가죽이 뼈를 감싸면서 팔다리의 등과 어깨가 막대아교처럼 딴딴해지고 뱃속 덩어리가 물렁살을 뚫고 전신을 덮어쓴다. 화자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문간방에 갇힌다. 믿었던 지니 역시, 화자의 오피스텔 전세금을 빼내려는 속내를 드러내며 화자의 믿음을 배반해버린다.

온 몸이 서서히 청게로 변해 버린 화자는 자신을 멸시하고 무심하게 대했던 지니와 삼촌가족을 차례로 삼켜버린다. 세상과 단절되고 고독하게 남겨지며 무력했던 화자는 청게가 되어서야 자신의 힘을 보여줄 수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화자는 자신을 외롭게 했던 사람들을 삼키면서 영원히 그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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