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자란다 단비청소년 문학
이지현 지음 / 단비청소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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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표지가 무척 끌린 책이다. 단비어린이가 아닌 단비청소년 문학이다.

어둠이 내린 도시, 그리고 헐렁한 바지와 헐렁한 티셔츠 차림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 소년이 옆으로 서 있다. 그런데 맨발이다? 비도 내리는 것 같은데...가출한 것일까... 아님, 쫓겨난 것일까...


[소년은 자란다] 이 책의 제목이다.

뒷표지에는

시간이 네 편이라는 걸 잊지 마!

너는 지금 자라는 중이니까.”

누군지 알 수 없는 몸놀림의 이미지.. 발차기!!


앞표지에도 똑같은 발차기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소년이 꿈을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일까~~

 

지은이 이지현)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 공부

1999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 대상,

2000년 아동문학연구회 동시 부문 신인상,

2002년 제1회 아이세상 공모전 대상 수상

펴낸곳 가치창조) 단비청소년

 

작가의 말

문명화된 사회를 꿈꾸며

폭력이 사라진 사회를 꿈꾸며

이런... 오늘날 무차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폭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동화를 읽고 자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생명을 존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하는 작가님~ 공감능력을 높이는 데 문학이 유용한 도구라 믿는다고 한다.

 

차례없이 이미지 한 컷 없이 1~23 까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우체국 배송이 제대로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제 주소로 잘 찾아와준 기특한 문학책이 되어 버렸다. 난 이 소중한 책을 잠자리에 들기 전 단숨에 읽어버렸다.

소년은 자란다이야기입니다~

 

네 방으로 들어가.”

아버지가.... 눈빛이 변한 것을 보고 괴물이 온 것을 알았다.

이 대목을 읽자 아.. 가정폭력이구나.. 처음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아버지에게 거슬리지 않기 위해 뭐든 잘 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는 소년..

그런데 왜 아버지는 화가 난 걸까?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버지뿐이었다.

보통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면 쌍방통행이 정상일텐데.. 소년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일방통행이겠다.

무엇인가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라젠카 세이브 어스> 노래를 듣는 소년.. 가수(하현우)의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고.

소년은 볼륨을 올린다.

그리고 회상한다.

내가 아버지의 정체를 확실히 알게 된 건 재작년 겨울이었다.

새벽 안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이게 뭐지?’

아버지의 손에는 혁대가 감겨 있었다.

혁대라는 단어에서 나의 오렌지나무가 연상되었다.

왜 그래요, 엄마!”

네 방으로 돌아가!”

잘 들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너도 벌을 받게 될 거야. 이렇게 말이야.”

혁대로 침대 모서리를 내려쳤다. 나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

 

다음 날 아침 아버지는 멀쩡한 얼굴로.. 엄마는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

영우야, 무슨 소리가 들려도 모르는 척해. 안 그러면 엄마가 더 곤란해져.”

아버지는 누구든 자신에게 맞서는 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영우는 또 다시 하현우의 외침을 듣는다.

아버지의 엄마를 향한 폭력이 시작된 것이다.

그만하세요!”

아버지에게 맞서는 영우...

그때 아버지가 다가와 엄마를 걷어차더니 나를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매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왜 괴물이 되었을까?

이유를 알면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매를 맞고 나면 온 몸에 멍이 든다. 몸에 든 멍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마음에 든 멍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져 영혼을 잠식한다.

아버지로 부터의 폭력 행사 원인이 궁금한... 알고싶은 착한 자식이 모습이 느껴진다.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내 몸에는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키도 초등학교 5학년에 머물러 있었다.

여자 아이들보다 남자 아이들 2차 성징이 늦다고는 하지만 중학생이 되고도 아직이라는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일텐데... 그럼, 학교 선생은 관할 행정기관이나 대표전화로 아동학대를 의심하여 신고를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그저 학업에만 관심있는 현실태를 보여주려는 걸까..

그날 이후 아버지는 수시로 나를 때렸다.

.. 아버지로 부터의 매질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소년의 이름은 이영우

어느날 학교에 어머니가 찾아오죠~

경주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외할머니는 살아계셔요..

엄마는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요..?

엄마는 그렇게 자신의 엄마와 이별을 하고 아들 영우를 지키기 위한 엄청난 계략을 펼치게 됩니다.(16~19)

그럼 박영감네가 딱이네.”

엄마와 영우는 서울 종각에 터를 잡아요~

아빠가 언젠가 들이닥칠까봐 하는 두려움, 공포에 몸을 떨면서...

 

엄마는 식당 서빙일을 하게 되고, 영우는 집에서 어린 왕자 놀이를 하다가 집 밖 도서관으로 간다.

 

을씨년스런 풍경..

어이, 거기 서 봐,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앞니 사이가 벌어진 아이, 개미핥기를 닮은 아이, 또 다른 한 명..

다행히 주인집 할아버지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다.

정체가 뭘까?’

 

영우는 할아버지가 궁금하다. 할아버지 이름을 모르는데..

친절한 할머니~ 어디서 봤지?’

숨어서 누군가를 몰래 지켜보는 일은 힘들었다.

 

집을 나온 지 석 달이 되어 간다.

나는 무단결석’, ‘퇴학에 관련된 글들을 찾아 읽었다.

나는 선생님들이 가정폭력으로 아버지를 의심해 주기를 바랐다.

 

또 다시 마주한 불량 아이들..

한두 번 맞아 본 솜씨가 아닌데?”

그 봐, 내가 냄새가 난다고 했지? 이 새끼 왕따야.”

3일 내 영감 집을 알아내라고~~

괴물을 피해 도망친 곳에서 굶주린 늑대 세 마리를 만난 것 같았다.

 

끙끙 앓다가 가위에 눌리기도..ㅜㅜ

어느 날 툇마루에 앉아 있는 나를 보더니 할아버지가 물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거냐?”

 

할아버지를 따라 감투바위 까지 갔다.

억울하고 분할 때는 돌멩이라도 걷어차야 돼. 안 그러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택견꾼들이 수련을 하던 발자국??

일본 놈들이 택견을 금지했다고??

택견은 우리 고유의 무술이란다.

할아버지의 스승님이란~~

세상을 살아가려면 자기만의 무기를 가지고 있으라고~ 꼭 택견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 할아버지의 택견 제자가 되었다!!

 

다음 날 아침 열 시~~

친절한 할머니~ 도서관에서 뵈었다.

김명순 할머니!

택견에 관심이 많다~

다른 얘들하고 같이 배워도 괜찮겠어?”

내 인생에도 변화가 생길까~~

 

감투바위 까지 혼자 다녀오라는 소리에 겁먹은 영우에게 빨간 호루라기를~

쫄지 마, 이놈아. 세상에 나쁜 사람만 있는 거 아니야.”

영우의 상처받은 환경이 이젠 밝은 환경으로 바뀔거라는 메시지를 주는 듯 해요~^^

그렇게 , 다녀오라는 할아버지~

너는 깡을 키워야 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게 끼 말고도 깡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점심 해결을 위해 경로당으로..

어른신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그래 아버지는 뭘 하시는고?”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개인정보를 묻는 한국사회 문화..

영우는 잠시 망설이다 사실대로 말했다.

은행에 다녀요.”

다행히 그 대답 이후 어르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는 경로당 분위기란~

 

며칠 후 김명순 할머니는 네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까무잡잡한 얼굴의 초딩 오윤아, 호빵맨 같은 초딩 장상백,

<쿵푸팬더> 주인공 같은 정유식은 같은 학년이다.

그리고 나이가 제일 많은 김성준.

똥 싼 바지??

도복을 후원받았다는 할머니.

헐렁한 도복이라 그렇게 보이나부다~^^

늘 같은 자세만 연습, 연습, 연습만 하려니 아이들은 급기야 하기 싫다고 한다.

김명순 할머니를 따라 간 곳은~

인사동에 문화마당~


택견 배틀

진행자, 선수들

발로 상대방의 얼굴을 정확히 맞히거나 바닥에 넘어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거란다~

태권도와 달리 몸싸움도 하는구나~

택견은 씨름같기도 유도나 레슬링 같기도~

아이들은 택견에 홀릭이 된 듯 하다~^^

 

더 일찍 운동하러 나온 영우~~

평소 무뚜뚝 하지만 잘한 행동에 대해 언제나 바로바로 칭찬해주는 할아버지~

그래서 영우가 할아버지를 더 좋아하는 건 아닐까~~^^

이제 차는 방법도 배우게 되고~

막는 방법, 활개란다~

따로 택견 배틀장을 찾기도~

 

겨울

지역아동센터에 다니기로~

검정고시 준비를 하다~

정유식과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싶었다.

 

어느덧 봄이다.

4월의 어느 날 밤

불량배 삼총사다!

택견 수련으로 자신감이 붙었을까~

3:1은 무리다..

하지만 영우는~

가슴 저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한꺼번에 폭발했다.

야 이 개새끼들아!”

나는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순간 눈물이 났어요.ㅜㅜ

슬퍼서가 아니라 그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어서요~

영우는 큰소리를 못냈는데.. 드디어 제 목소리를 낸거죠~

영우! 잘했어! 멋져! 라고 엄지 해주고 싶어요~~

 

계속 된 비명에 여기저기서 창문 여는 소리가 났고 그들은 영우를 몇 대 더 때리더니 도망을 쳤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괜찮아, 학생?”

 

왜 아버지가 한사코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괴물도 부끄러움을 아는 것다.

그래서 자신의 정체가 들통날까 봐 조심하는 거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담벼락을 향해서라도 외쳐야 한다고 김명순 할머니가 말했다.

그 순간 왜 그말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할아버지의 질문~

싸운 거냐? 맞은 거냐?”

나는 싸운 거라고 했다.

 

엄마는 당장 이사가자고 했지만..

나는 옛날의 이영우가 아니에요.’

 

며칠 쉬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도 영우는 밖으로~

확실히 깡이 들었다며 칭찬해주신다~

 

자칭 후원회장 김명순 할머니의 제안이란~

택견이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건 아시죠?~~~~~

중략~~~

그런 축제에 춤이 끼는 건 당연지사지.”

택견 홍보대사인가~~

 

이틀 뒤 김명순 할머니의 승!!

안무가 김명순 할머니~~

3주 뒤 개막식!

할머니 할아버지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선생님들, 엄마도~^^

택견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박범수 어르신입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할아버지의 제자라는 게 자랑스러웠다.

 

멋있더라.”

집으로 들어오는 길

식당에 들러 맛난 음식을 원없이 먹는다~

엄마는 도피를 생각하고..

영우는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또 다른 괴물이 있을 수 있기에..

 

지역아동센터에 갔더니 선생님이~

인터넷 동영상에 택견 체조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틀 사이에 유명인이 되었다.

화면에는 내 얼굴도 나왔다.

!! 갑자기 밀려오는 공포는 뭘까요......

기분 좋은 배식 시간 후 화장실 거울 속 영우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아버지가 동영상을 본다면?’

저와 같은 생각이 든거죠...ㅜㅜ

 

여름방학이 끝나고 택견 전수관으로 가다~

그리고 휴일~

마침 엄마도 쉬는 날~

그때 대문 열리는 소리~

영우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깍듯이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했다.

어찌 된 일이냐?’

할아버지의 눈빛이 내게 묻고 있었다.

식구들을 데려가려고 왔습니다.”

안 돼!’

.

.

.

나는 괴물이 온 것을 알았다.

본색을 드러내는 아빠..

제발..

.

.

.


할아버지는 영우 아빠를 막아낼 수 있을까요~

영우 아빠가 경주 양로원에 계신 외할머니한테도~

엄마, 영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엄마도 영우처럼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소년은 자란다] 이걸 읽으면서 평범한 가정은 아니구나~ 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 세상에 이런 일이 없을 것 같지도 않다.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한 세상..

그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는 걸 아니까..

주인공 영우는 아빠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와 꿈을 키운다.

왜 자신을 낳아준 아빠로부터 피해다녀야 할까..

서울에서 만난 박범수 할아버지, 김명순 할머니의 관심이 없었더라면..

나는 이 책을 읽고 연륜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 분들이 계시기에 사회가 밝아지는 것이고, 질서가 바로 잡힌다는 것을..

세상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솔선수범 역할로 그 분들의 성함이 계속 불려지길요~

할아버지와 영우의 포옹은 내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아 눈물이 났다.

감수성이 풍부한 탓도 있지만 영우가 언제 진정으로 뜨거운 포옹을 해봤을까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가정이 올바르고 행복해야 사회도 올바르고 행복하다고 믿는다.

영우의 아빠가 어쩌다 괴물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괴물은 아니었을텐데...

불량배 삼총사도...

 

시간이 네 편이라는 걸 잊지 마!

너는 지금 자라는 중이니까.”

속담처럼 성장기 아이들한테 두고두고 해주고 싶은 문장이 되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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