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세고 촛불 불기 바통 8
김화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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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소중한 날을 모아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중요한 기념일을 새로운 느낌으로 전달한다. 즐겁고 행복하고 기쁜 날인 기념일이 꼭 특별한 감정이 있어야 할까?

나에게는 일상인 날은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기념일이 된다. 나에게 기억하고 의미가 생긴 기념일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시작되는 날이다.

기념일이라는 테마에 감동스럽고 행복한 날의 연속을 기대했지만 이 책이 주는 이야기는 새로운 시각으로 기념일을 바라보게 되었다. 특히 박연준 작가님의 <월드 발레 데이>는 발레리나의 몸이 아프고 고통에 짓눌려도 발레에 몰두하며, 그저 춤을 추는 것이 아닌 발레 그 자체가 되어버린 모습에 소름 돋게 무섭기도 하지만 어딘가 매혹적이게 느껴지는 묘한 기분에 짜릿하기도 현실의 무서움도 같이 느껴졌다.



내 시간은 진공 같은데,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 것 같은데. 그대로 주저 앉아 상하는 것 같지만 상한 것도 아니고, 부스러지는 것 같지만 부스러지는 것도 아닌채로, 그저 딱딱하게 머무르는 것만 같은데. (p.32)

통증은 몸에 사는 새다. 무용수라면 안다. 통증은 몸 어느 곳이든 둥지를 틀고 머물 수 있다. (p.77)

정답을 알아도 할 수 없는 게 있다. 춤을 추며 알았다. 그 반대도 참이다. 정답을 모르는데, 모르는 채로 저절로 이루어지는 세상도 있다. 춤을 추며 알았다. (p.98)

기억해야 하는 무언가가 생길 때, 나는 서랍을 정리했다. 바지런히 손을 놀리고 몸를 움직여야 했다. 그 여자는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움직이는 사람은 잊지 않는다. 기억하는 사람은 살아남는다. (p.133)

무언가 잊으려 하면 그것만 계속 생각난다는 모모의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잊기 위해서는 그것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피할 수 없다. 상하고 망가져도 어쩔 수가 없다. 나는 그것을 안다. (p.229)



<기념일>을 테마로 단편 소설은 각 작가님들만의 맛과 멋이 잘 나타난다. <셋 세고 촛불 불기>의 제목에 맞게 지나가는 하루를 각자의 방식으로 나만의 기념일로 기념하는 이야기에 나도 나만의 기념일을 만들고 싶었다. 꼭 행복하지 않아도 내가 기억하고 싶은 날이 나만의 기념일이자 위로가 되는 나의 날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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