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의 지식인 - 현대 문화연구에 있어서 개입의 전술 이산의 책 36
레이 초우 지음, 장수현.김우영 옮김 / 이산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마지막 장을 읽고...



본 장에서는 분석의 핵심 용어로 ‘속도’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의 삶은 시간과 공간의 교차점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텐데 그간 많은 분석들은 시간보다는 공간의 측면에서 이루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시간을 중심축으로 논의를 재구성 했을 때 쉽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역시 레이초우가 본서를 통해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제3의 영역’을 인식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쉽게 표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공간 : 제1세계 (미국, 유럽 등)   /  제3세계  (아시아의 여러 국가) / 디아스포라의 세계
시간 :       빠른 경제기구         /              느린 경제기구           /이민자의 새로운 체계



이는 제1영역에 속하는 제1세계와 제2영역에 속하는 제3세계로 양분하는 기존의 인식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담론을 조직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레이초우는 자신이 서 있는 위치이기도 한 제3영역의 좌표를 확실히 표기하고 그에서부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오리엔탈리즘도, 옥시덴탈리즘도 아닌 그 중간자로서의 위치는 양쪽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논의의 기반이 약하기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이도저도 아닌 궤변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다. 레이초우가 은연중에 내세우는 ‘객관적 시선’이라는 것은 과연 디아스포라 지식인의 보편적 특성일까 아니면 레이초우 개인적인 중용적 사고방식에서부터 기인한 것일까?



사족, 번역에 조금 더 신경 썼으면 좋은 책이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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