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반야심경 - 내 마음의 좋은 습관 기르기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미령 옮김 / 불광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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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반야심경》에 담긴 가르침을 10대 어린이~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해설한 책. 큼직한 글씨, 귀엽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짧은 분량 등 여타의 불교 서적(특히 경전 해설서)들과는 사뭇 다른 특징들이 돋보인다. 아무래도 주요 독자층을 감안하여 최대한 읽는 데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인 듯.

불교와 같이 방대하고 복잡한 사상체계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는 건 매우 어렵고, 또 상당한 리스크를 지닌 작업이다. 쉬운 표현에만 중점을 두다 보면 지나친 단순화로 인해 수박 겉핥기에 그치거나 아예 잘못된 고정관념을 양산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시종일관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경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책의 곳곳에서 저자가 지닌 내공(?)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불교학 전공자들 분발해야...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포인트. 이 책은 형식적인 면만 놓고 보면 경문과 번역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덧붙이는 전통적인 경전 해설서의 구성을 따른다. 하지만 그 접근 방식은 이론적 풀이보다는 철저히 독자들의 효용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즉, 《반야심경》을 읽고 경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면 '뭐가 좋은지' 알려주는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저자는 《반야심경》 공부가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연습'임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경전의 역할이 중생의 고통을 치료하는 '약' 혹은 깨달음으로 건너가는 '뗏목'과도 같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잡한 교학적 설명보다 오히려 경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교학 전공자들 분발해야(2)

어린 자녀들에게 불교와 인연을 맺어주고 싶은 불자 부모님들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는 걸 추천드린다. 혹은 10대가 아니라도 불교를 처음 접하는 분이거나, 《반야심경》에 담긴 의미가 궁금한 불자들이 입문용으로 거쳐가면 좋을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 제목을 '아이와 함께 읽는 반야심경'으로 했으면 어떨까 싶다.

여러분을 지금 힘들게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본래는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때요? 마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겠어요? (p.18)

여러분이 걱정하고 화내는 일도 기준을 달리해서 생각하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p.40)

올바른 깨달음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말한 "없다, 없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은 실체가 없는 빈 것(공)이라는 앎이지요. (p.64)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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