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평점 :

<저녁의 비행>은 새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에세이 모음집이다. 가끔 도서관을 돌아보면서 종종 헬렌 맥도널드의 '메이블 이야기'를 보면서 무슨 책일까라는 생각과 언젠가는 봐야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에는 보지 못했다. 다행히도 그녀의 작품을 만나서 다음에는 '메이블 이야기'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분더카머'란 '경이로움의 방'이라는 뜻으로 낯설고 신기한 것들이 들어가 있는 상자를 뜻한다. <저녁의 비행>도 '분더카머'처럼 41개의 경이롭고 신비한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지금은 환경의 측면에서 끔찍한 시대다." (p.10)
작가는 과학자이지만, 과학만이 반드시 우선시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시선이 아닌 상대방의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과학만으로 자연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측면에서도 자연을 바라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새들이 사는 둥지를 통해서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아직도 새들의 둥지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들이 사는 집에 대한 생각들은 아주 다양한 행태들로 드러난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죽어있는 생물체를 통해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죽음을 바라보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정들에 충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우리들에게 일상이지만, 어느 순간 낯선 곳이 되어버린 자연을 41편의 짧은 글들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녁의 비행>의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도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과학과 자연은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평생 경이로움의 대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과학과 자연이 있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느 하나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잊고 있는 하나는 아마도 자연일 것이다.
리딩 투데이 지원 도서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 #신간살롱 #저녁의비행 #헬렌맥도널드 #에세이 #판미동 #신간도서 #인간과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