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만의 살의>는 1966년 명문가 독살 사건을 시작으로 사형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죄를 인정하는 한 남자가 42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나와 독살 사건의 진범을 찾아내기 위해 그 사건과 관련 있는 인물과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과연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는 독살 사건의 진범을 밝혀낼 수 있을까?


'백조의 노래'는 일생 동안 울지 않다가 죽기 직전에 딱 한 번 울고 죽는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책 속에서 전하는 '우라시마 다로' 이야기는 거북이를 살려준 대가로 바닷속 용궁으로 특별한 초대를 받고, 그곳에서 용궁의 공주에게 상자 하나를 선물로 받지만, 그것을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하지만...


'백조의 노래'와 '우라시마 다로'의 이야기의 공통점은 없지만, <기만의 살의>의 주인공에게는 연관된 무엇인가가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 버리는 '하루시게'에게는 42년이라는 지나간 시간에는

자신 앞에 있는 상자를 열어보는 것이었다.


"인간이 삶의 기로에 섰을 때야말로 본능에 따라야 하는 법입니다." (p.76)


상자를 열어 본 '하루시게'는 지어낸 이야기와 현실을 적절하게 만들어 새로운 상자를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에게 보냅니다. 과연 그 사람은 상자를 열어 볼 것인가? 어쩌면 그 두 사람은 그 상자를 열어보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으로

할 일이 아니었을까?


"행복과 불행. 인간의 마음속 천칭은 아주 약간의 무게에도 크게 기웁니다." (p.202)


행복이라는 감정보다는 불행이라는 감정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알아낸 인간의 마음속에 남는 것은 증오와 복수뿐이다. 그 증오와 복수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를 <기만의 살의>는 보여준다.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추리 소설과 다르게 단순 명쾌함'과

'지어낸 이야기 속에 진리'가 충돌하지만, 그 둘을 적절하게 섞어내며서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


"기만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속여 넘기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속고 속이는 행위는 부정적인 느낌을 동반하지만 희한하게도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감쪽같이 속여 주기를 간절히 바랄 때도 있습니다." - 옮긴이의 말-


사건을 해결하기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기만'의 과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더욱 <기만의 살의>에 빠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백조의 노래'와 '우라시마 다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현실을 잊고 작가가 전하는 트릭과 복선에 깔린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리딩 투데이 지원 도서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 #미스터피맛골 #기만의살의 #미키아키코 #장편소설 #블루홀식스 #블루홀6 #미스터리 #스릴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