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 : 젓가락 괴담 경연
미쓰다 신조 외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비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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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은 반드시 응답할 거야, 그게 소원이든 저주든'이라는 말처럼 3국 5인 5색의 젓가락 괴담 릴레이는 기묘하지만 인간의 다양한 증오와 한 그리고 욕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각국의 장르문학 대가들이 '젓가락'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그려내는 미신에 얽힌 이야기들은 기괴하지만 왠지 모르게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하는 듯하다.


'젓가락님', '산호 뼈',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 '악어 꿈', '해시 노어'로 이루어진 다섯 편의 작품들은 환상소설에서부터 미스터리와 스릴러 그리고 사회에 대한 비판까지 다양한 장르로 이루어졌지만, 각기 다른 괴담이 서로 어우러지기도 한다. 또한 처음부터 읽지 않고 자신이 읽고 싶은 것부터 읽고 다른 작품을 읽는다면 또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대신에 이야기를 다시 기억하기 위해 다시 봐야 될지도 모르는 함정은 있지만, 다시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젓가락 사이로 정체불명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순간

기묘한 세계의 문이 열린다." - 책 소개 -


"그해 가을에 젓가락으로 두 눈을 찌르고 죽었어요." (p.63)


미쓰다 신조의 '젓가락님'은 84일이라는 시간 동안 사잣밥을 올리며 자신의 소원을 빌면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소원을 젓가락님이 들어준 것일까? 누군가를 증오하는데 쓰이는 젓가락을 통해서 인간의 악의는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귀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인간도 할 수 있습니다. 열 배는 더 잔혹하게 할 수 있죠." (p.132)


두 번째 이야기 쉐시쓰의 '산호 뼈'에서는 젓가락이 누군가를 생각하게 하고 연결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집착이라는 형태로 연결된다. 집착에도 종류가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드는 집착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 피해 또는 강요를 하게 된다.

그리고 예터우쯔의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 샤오상선의 '악어 꿈', 찬호께이의 '해시노어'를 통해서 젓가락에 관련된 괴담은 계속된다. 각자의 사연들은 어느 순간 하나로 이어지게 된다. 젓가락에 대한 믿음을 시작으로 누군가는 구원을 얻는 동시에 저주를 받는 다른 누군가가 존재하게 된다. 마지막 작품인 찬호께이의 '해시노어'를 통해서 '13.67'를 봤던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났다.

역시 국적은 달라도 장르문학의 대가들의 협업은 그들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처음 접한 4인의 장르문학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그들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려는 수고를 아까워하지 않을 생각이다.


'젓가락'이라는 사물을 통해 나올 수 있는 갖가지 이야기들은 기괴하지만 그동안 현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젓가락님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젓가락님으로 끝을 맺는다. 물론 5편의 이야기는 각각의 이야기이지만, 어느 순간 통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찬호께이가 말한 수박이 들어간 문어 크림수프를 상상할 수는 없지만, 수프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수박처럼 상상 이상의 것이 된다.


리딩 투데이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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