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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결정
오가와 요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평점 :

<은밀한 결정>은 2019년에 영문판 'The Memory Police'로 출간되면서 재조명받았고,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과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여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재조명 받은 오가와 요코의 초기작인 <은밀한 결정>은 조지 오웰의 '1984',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연상시키면서도 독자적인 목소리와 힘을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모든 것이 차례대로 사라지는 이 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불상사고 부조리일 테니까."
(p.33)
원래 있어야 할 것들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것을 확실하게 소멸시키려는 경찰들이 있다. 그들은 인간의 기억과 관계들까지도 없애버리려고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퇴색되는 것이 아닌 강제로 기억을 지우는 것이 더 힘들지 않을까?
그들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숨기려 하지만, 비밀경찰들의 추적은 더욱 집요해진다. 문득 책 소개에서 설명하는 조지 오웰의 '1984'와 현실의 우리가 떠오른다. 과연 우리가 지키고 소중히 해야 할 것들을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각자 자신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보고, 만약 그것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지 한 번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계속되는 소멸 속에서도 우리 또는 그 누군가는 소멸되는 것들을 잊지 않는다.
아마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만의 은신처를 남겨두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기억하는 것이 괴로운 것일지라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은밀한 결정>은 알 수 없는 힘으로 인해 사물의 존재와 기억이 사라져가는 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밀 경찰들의 대립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소설가이자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와 화자의 소설 속의 내용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읽어가는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싶었지만, 한번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과 소멸 그리고 잊지 않으려는 노력들과 그것을 지우려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하며, 재독을 다짐해본다.
리딩 투데이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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