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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1 -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 : 미술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ㅣ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6년 5월
평점 :
원시미술이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정말 모두 편견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 몰입도도 좋아서 술술 읽혔고 도해 및 사진들과 함께 그 의미를 해석해보는 것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 면에서 원시미술은 최초의인류가 머나먼 후손, 바로 지금 우리에게 선물하는 가장 꾸밈없는답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의 고도화된 문명이 남긴 예술 작품과 비교하면 원시미술은 더욱 순수하고 강력한 미술이라고도 할 수있고요. - P15
굉장히 중요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지금 그질문에는 한 가지 편견이 깔려 있습니다. 바로 장식은 본질이 아닌부가적인 요소라는 생각이지요. 무늬는, 아니 좀 넓게 보자면 미술은 여유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부차적인 활동이라는 생각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장식이 오히려 본질일 수는 없을까요? 빗살무늬토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적어도 이 토기를 만든 이들에게는 장식이 더본질적인 요소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릇을 빚는 것‘보다 ‘무늬로 장식하는 것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았던 것 같거든요. - P19
그 점을 전제하고 다시 ‘미술‘에 대해 생각해보십시오. 앞서 인류에게 정교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의식이 생겨났고, 그 생각을 교환하기위한 장치로 언어와 미술이 발전했다는 얘기를 드렸는데요. 바로이런 의사소통 능력이 현생인류가 가진 최고의 무기가 아니었을까추정해보는 겁니다. 언어를 통해, 미술을 통해 현생인류가 복잡한사회를 조직하고 타인과 깊이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개인의 생물학적 수명을 뛰어넘어 사회를 지속시키고 지식과 지혜를 쌓아나갈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 P71
그러게 말입니다. 원시미술은 이렇게 가설로 남아 있는 부분이 많지만, 끝내 검증하기 어렵더라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보려는시도만은 중요합니다. 인류 최초의 미술 작품들을 돌아보지 않고, 그러니까 가장 순수한 형태였을 때의 미술이 가진 가치와 기능성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해보지 않고 이후의 미술에 대해 논한다고 해봐야 기초 공사 없이 집을 짓는 것과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 P104
‘이집트 미술이 완벽하다‘는 말에는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다는 뜻말고도 한 가지 의미가 더 있습니다. 이론적 측면에서 체계가 잡혀있었고, 확실한 규칙이 존재했으며, 미술품을 제작한 사람이 그 체계와 규칙을 철저하게 따랐다는 의미죠. - P208
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집트 문명은 기술력이 고도로발달한 문명인 동시에 자연과 밀접한 원시적 문명이었습니다. 고대이집트 문명을 살펴보다 보면 현대 문명이 걷고 있는 길만이 문명의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명이란 과연 무엇인가하는 근본적인 고민까지 하게 되죠. - P329
꼭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표현해야만 권위를 드높일 수있는 건 아니니까요. 왕을 왕답게,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가진 존재로 표현하는 것도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한 가지 방법이겠죠 - P422
정말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서구 강대국이 이 지역의 문화재를 마음대로 가져간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다른 나라로 옮겨진 유물과 미술품은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으니까요. 아시리아 왕궁의 조각이 바로그런 경우입니다. - P452
이런 작품을 보면 미술은 예쁘고 아름답거나 보기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됩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삶과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고 자신들의 권위와 위엄을 과시하는 것, 이미지로 적의 기선을 제압하는 것 등 여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술을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 P468
사람마다 미술사를공부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저는 여러분이 미술사 공부를 미술이라는 언어를 익히는 과정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이 언어를 익히고 나면 그동안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던 세계를 조금 더 자세하게,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 P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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