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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 에릭 슈미트가 직접 공개하는 구글 방식의 모든 것
에릭 슈미트 & 조너선 로젠버그 & 앨런 이글 지음, 박병화 옮김 / 김영사 / 2014년 10월
평점 :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저자 : 에릭 슈미트, 조너선 로젠버그
옮김 : 박병화
출판사 : 김영사
예전에 사내에서 ‘바람직한 조직문화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했었고 일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임원 한 분이 이런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 “우리 회사는 왜 구글과 같은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없는 거지?” 여기에 내가 이런 답을 했던 것 같다. “우리 회사는 구글이 아니니까요…” 구글이라는 회사는 분명 매력이 넘치는 회사임에 틀림없다. 그 뿐인가? 명실공이 현 시대의 인터넷 지배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많은 인재들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이든 구글처럼 따라 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구글이 어떻게 수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조직에 적용 가능한 부분들을 접목시켜 보려는 노력은 분명 우리가 속한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을 거라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릭 슈미트는 너무도 유명한 기업가다. 그는 2001년 구글 CEO로 들어가 2011년 까지 약 10년동안 구글이라는 기업이 틀을 잡아가는데 기여를 했던 CEO였으며 그가 있었기 때문에 창업자였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두 젊은 기업가가 그들의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구글의 기업문화를 다음과 같이 완벽하리 만치 창의적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개방적인 창의력을 보여준다.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는지 따지는 데는 별 관심이 없으며 다만 장점을 토대로 그 아이디어를 판단하고 분석하면서 자유롭게 협력한다. 그러니까, “내가 당신에게 1센트를 주면 당신은 1센트만큼 부자가 되고 나는 1센트만큼 가난해진다. 그런데 당신에게 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다면 그 아이디어는 나에게도 여전히 남아 있다.” – p38
구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세부적인 것을 놓치지 않고 줄줄 외고 있지만 공부하고 기억해서가 아니라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지식들이 모여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 솟는다는 말도 했다. 책에서 저자들이 다룬 구글의 일하는 모습중 흥미로웠던 3가지 정도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기업문화다. 어느 기업, 어느 조직에나 문화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문화라는 것은 저절로 형성이 되기 때문에 탄탄하게 자리 잡은 기업문화는 쉽게 변화지 않게 마련이다. 많은 기업들이 구글의 기업문화를 벤치마킹 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구글이 만들어 놓은 기업문화는 구글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철저히 개방형 의사소통 구조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집중하는 것은 일 그 자체이지 일을 하기 위한 절차가 아닌 것이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기업문화를 꼽는다. 그러나 기업들이 가장 간과하는 것을 꼽아보라 해도 나는 기업문화를 꼽을 것이다. 회사가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 만큼 큰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기업을 이끌어 가는 리더들이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한 기업의 성격은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성격을 종합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신뢰할 만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이 곧 여러분의 직원들이 따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면 네이브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그리고 우리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일반적으로 한번 네이브가 되면 끝까지 네이브로 남는다. – p82
둘째, 직원의 채용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라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책에 이 책의 공동저자인 조너선이 직원들에게 일련의 직업 훈련을 실시하면서 자주 인용하는 톰 레러의 말이 나온다. “인생은 하수도와 같다. 거기서 무엇이 나오는 가는 무엇을 넣는가에 달려있다.” 이 문장 만큼 깔끔하게 모든 것을 설명하는 문장은 찾기 쉽지 않다. 기업이나 조직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가는가에 따라 그 조직이 만들어 내는 아웃풋이 달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채용의 과정에 신중하지 못한 경우를 많이 접한다. 구글에서는 적어도 그 어떤 절차보다 채용에 관련된 절차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그 이유는 결국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것은 CEO도 인사관리자도 아닌 그들이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천편일률적으로 스팩과 점수에만 연연하는 한국의 기업들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마지막은 의사소통과 의사결정이다. 대부분 기업에서 소통의 도구로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회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회의의 목적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많은 기업들이 합의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합의(Consensus)는 라틴어로 ‘ 다 함께’를 의미하는 “쿰(cum)”과 “생각하거나 느낀다.”는 의미의 “센티레(Sentire)”의 조합에서 나온 단어다. 즉 의미를 연결시켜 보면 “함께 생각하거나 느낀다”가 된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것을 당신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회의의 목적인 동시에 진정한 의사소통의 핵심이며 그런 과정을 통해 얻어진 의사결정은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느끼고 의사결정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게 된다. 구글은 적어도 이 부분에서 투명한 소통문화와 신뢰받는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책은 소개하고 있다.
이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구글의 문화는 구글의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구글을 따라 한다고 해서 우리의 회사나 조직이 구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소위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가졌다고 말하는 구글이라는 회사의 구글방식을 들여다 봄으로써 분명 우리에게는 우리의 기업문화가 가진 장단점을 들어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노래하는 멘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