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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 행복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공부
최준식 지음, 김호연 그림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저자 : 최준식
출판사 : 김영사
태초부터 인간에게 미지의 영역이자 불안의 대상이었던 죽음. 그래서
많은 철학자들은 인간의 죽음 이후에 대해 사유(思惟)를 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죽음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왜 죽음에
대해 알아야 하는가 ? 이 질문의 답은 어쩌면 삶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철학자 니체는 ‘죽음이 곧 삶의 완성’이다 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또 그리스의 스토아 철학에서도 죽음이란
나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올리브가 나무에서 스스로 떨어지는 이유는 다 익었기 때문이고 이는 곧 자연적
본성이 완성되었기 때문이기에 인간의 죽음도 스스로의 삶의 완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보면 죽음이라는 명제를 통해 현재 자신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럼 죽음 이후에는 ?
아주 오래 전 엘리자베스 쿼블로 로즈 박사의 [인생수업]과 [생의 수레바퀴]라는
책 2권을 읽은 적이 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이라는 불안과 맞서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었던 세계적인 정신과 전문의였던 로즈 박사가 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나에게는
온통 물음표 투성이였다. 이런 이야기에 대해 로즈 박사는 “인간이 죽으면 소멸되지 않고 영혼의 형태로 사후 세계에 간다는 것은 ‘앎’의 문제이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들도 죽을 때에는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죽으면 알게
된다는 말인데 그래서 더 알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죽은 사람은 말을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과학의 힘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사후세계와 영혼에 대한 이야기는 나름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진실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한동안 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저자인 최준식 박사님의 글 또한
어떻게 받아 들일 것인가에 대해 상당히 고민을 하게 했던 것은 틀림없다.
저자는 이 책의 시작에서 책에 나오는 내용이 독자들의 종교적 신념과 상충되더라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이런 영적인 내용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며 이 가운데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받아들이고 이해가 안 되거나 동의 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넘기면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내 경우에도
이 책을 통해 죽음이라는 것이 두려움과 불안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삶을 충실하게 살아낼 때 죽음도 아름답게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가 되었다. 다만 사후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영혼에 대한 부분은 내 이성이 받아들이지 못했음은
분명하다.
결국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갈 때 어디서 묵을 것이고 무엇을 먹을
것이며 어떤 것을 볼 것인가를 사전에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듯 죽음이라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의 여행도 이런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준비가 철저하면 철저 할수록 여행지에서의 첫 발은 가볍기 마련이다. 또
다른 비유로는 여행이라는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현재의 일들이 즐겁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죽음이라는
여행에 앞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저자가 마지막에 이야기한 삶의 목적에 대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삶의 질이 OECD 국가 중 32위 그러니까 꼴찌에서 세 번째 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고 자살률,
이혼률 등이 언제나 선두권에 위치한다는 것도 이제는 당연하게 다가오곤 한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 가는 이런 수치만 봐도 어림짐작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누군가 태어난 생일날만 되면 세상에 태어난걸 축하한다면서 야단 법석이다. 아니 평소에는 조금만 배불러도
배불러 죽겠다고 하고 조금만 힘들면 힘들어 죽겠다고 하며 조금만 아프면 아파 죽겠다고 온통 죽겠다 만을 외치면서 정작 세상에 잘 태어나서 축하
한다라니… 아이러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저자는 그래서
마지막을 왜 우리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가로 맺는다. “죽음을 생각하자는 것은 죽음 자체나 죽음
이후에 대해 생각하자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기 위해서 입니다.” 라고…
철인황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으며 죽음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은 죽음이 나에게 더 많은 삶의 보너스를 주었다는 것이다. 왜 내가 지금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과 함께…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죽음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꼭 이 책이 아니라도 죽음에 관련된
다양한 생각이 담긴 책들을 통해서 말이다.
“오늘
나에게 임종의 순간이 다가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간주하라. 그러면 앞으로 주어질 시간들은 계약서에도
없는 특별 보너스처럼 느껴지게 될 것이다. 그 보너스를 가지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中
노래하는 멘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