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아날로그 시대의 일상과 낭만
패멀라 폴 지음, 이다혜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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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자마자 오래전 책상 한 공간을 가득 차지하던 볼록한 모니터가 떠올랐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유실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차리게 하는 매력적인 표지다.

작가가 '인터넷에세 잃어버린 100가지'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나를 자꾸만 그 시절로 가게 만든다. '그땐 그랬지...' 혼잣말을 계속 하면서 책장을 한장 한장 곱씹으며 읽는다.

길을 잃어버리기도 어려운 시대에 난 여전히 길을 잃고 헤맨다. 휴대전화 속 지도어플만 보면 알 수 있는데도 고집스럽게 기억을 더듬어 길을 찾으려 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그래야 다음에 잊지 않고 찾을 수 있을테니.
인터넷만 검색하면 뭐든 쉽게 찾을 수 있다.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쉽게 찾은 것은 쉽게 잊는다. 그래서 같은 걸 서너번 찾기도 한다. 나의 뇌는 저장없이 소비만 한다.
자기반성까지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기억하지 못하는 연락처와 생일은 휴대전화에 저장만 해두면 알아서 알려준다. 몇 년, 아니 몇 십년이 지나도... 일일이 찾아 삭제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레 잊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을 읽으며 사라진 것들에 대해 다시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기뻤다.

곁에 있던 많은 것들이 계속 사라지지만 이따금씩 꺼내 추억할 수 있는 책이 있어 다행이다. 그 추억에 함께였던 이들도 생각나 그리움이 더해진다. 이 마음을 책과 함께 전해볼까 한다. "오랜만이야." 인사하며...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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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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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동화이다'
표지를 장식한 삽화 아래 문구에서 시선을 떼기 어렵다. 무슨 뜻일까? 동화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삽화인데... 제목의 잔혹동화를 의미하는 것일까?

안데르센 동화는 어릴때 피아노 학원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를 읽으면서 울기도 했었다. 집엔 없는 동화책이 가득한 곳에서 몇시간이고 읽고 또 읽었다. 그 중 안데르센 동화는 최고였다. 마냥 행복하지도, 슬프지도 않아서 좋았다.

그런《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속 이야기는 어린시절 읽었던 것과는 달리 인간의 본성과 잔혹함, 욕심이 저변에 깔려 있다.
처음 소개된 <작은 클로스와 큰 클로스>부터 그러하다. 내가 읽고 있는게 동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잔혹하다.
당시 사회를 반영한 <성냥팔이 소녀> 는 그저 가난한 소녀 이야기가 아니었음을 이제서야 이해했다. 산업혁명 시기로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했기에 싼값에 어린 아이들을 고용했으며 유독성 물질인 백린에 노출되어 병들면 내쫓아버린 추악한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

감춰진 이야기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점점 빠져들게 되는《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은 안데르센의 이야기를 읽기 전 먼저 읽어보면 동화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She felr herself lifted up gently and softly, and she flew upwards in the brightness and the joy, far above the earth, where there was neither cold nor hunger nor pain, for she was with God.

소녀는 부드럽고 가볍게 들어 올려졌어요. 그러고는 눈부시고 행복한 곳으로 날아올랐죠. 이제 소녀는 지상에서 추위나 굶주림, 아픔에 시달리지 않고 하늘 높은 곳에서 신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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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 하루 10분, 작은 습관이 만드는 커다란 변화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퍼포먼스 코치 리아 지음 / 넥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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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해보고 싶어 혼자 책 한 권을 읽고 쓰고 있다가 넥서스에서 챌독을 모집한다기에 참여했다.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은 하루 한 페이지 필사하기에 딱 알맞은 분량이라 부담이 없고 문장 내용이 위로와 응원으로 가득해 잠깐의 필사로 하루의 시작을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 다음에도 이어서 100일을 꽉 채워 볼 생각이다.
혼자하기 힘들다면 챌독으로 함께 하자. 반드시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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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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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뒷모습일까?
표지는 한 여인의 뒷모습으로 가득 채운 흑백사진 위 초록빛 제목이 시선을 큰다.
《나뭇잎 사이의 별빛》은 그렇게 표지부터 궁금증을 갖게 했다.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가독성이 뛰어나 단숨에 다 읽고서야 손에서 놓을 수 있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상실을 겪은 이들의 가정은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하는가?

세 아이의 엄마 엘리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날 생후 두달된 딸을 잃어버리고 모든 이의 질타와 자책에 몸도 마음도 망가져 결국 집을 떠나는데...
또 다른 주인공은 땅의 정령들이 친족이라 믿으며 숲속에서 마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 레이븐이다. 우연히 만난 또래 아이들을 통해 바깥세상이 궁금해지고 학교에 다니고 싶어진다. 점점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진 레이븐은 결국 숲을 떠나게 된다.
대자연 속에서 교감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엘리스와 숲을 떠나 온 레이븐의 이야기는 어떻게 포개어질까...

읽으면서 안타깝고 슬펐지만 끝에 다다랐을 때 느끼는 감정은 참 따뜻하다.
자연이 품어주기에 가능했던 치유, 가족이기에 용서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맑은 날 가까운 공원에서 《나뭇잎 사이의 별빛》 한 권이면 중분히 힐링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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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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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기술 발전으로 모든 것이 구독 가능해 장기마저 갈아끼우며 영원히 살 수 있게 된 가까운 미래 인간들의 이야기다.

고도로 발전한 사회에서 영원히 살 수 있게 된 인간은 왜 죽음을 택한 것일까? 구독을 끝낸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 임플란트 유지 비용이 문제였다.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오르는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이렇게 장기 임플란트 대여 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이들과 짧은 연애를 하고 남은 유산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주인공 유온은 진정 사랑한 순간이 있을까 싶을 때 다가온 성아에게 끌림을 느끼지만 그녀도 그와 같은 일을 한다. 유온은 어떤 선택을 할까?

무한한 삶을 살 수 있다면 나는 아마도 망설이지 않겠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테니...
하지만 주변에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한 선택이다. 가족도, 친구도 없다면 글쎄... 무료한 하루하루 의미없이 보내다 결국 죽음을 택할지도.
유한하기에 소중하고 애틋한 것이리라.


p251 그렇게 많은 시체를 봤는데도 나는 아직
도 죽음에 익숙해지지 못했다.보아온 시체의 숫자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인간은 평생 아마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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