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어느 젊은 시인의 야구 관람기
서효인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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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는 책은 처음이다.
읽으며 피식거리게 되기도 하고, 슬그머니 미소짓게도 되고...
저자가 시인이라서 그런가? 역시 표현이 남다르다.

사실 난 야구를 좋아한다.
서울 출신이고, 아무런 연고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이글스의 팬이다.
어렸을때 빙그레이글스를 좋아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 이유없이. 그냥 장종훈이 좋았나?
아무튼, 그 덕에 지금도 야구를 즐겨보고 있다.
근데, 제목을 보고 도대체 이 책의 정체는 뭐지?라는 의문으로부터 책을 접하기 시작했다.
읽는 내내 작가의 야구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고, 또 그것을 자신에게 투영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다.
그냥 이 사람은 야구 자체가 자신의 인생이구나..라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시인 서효인의 문체이다.
간결하면서도 임팩트있는.. 그리고 문장의 앞뒤를 바꿔가며 툭툭 던져서 시크한 감동을 주는 그 문체가 참 매력적이다.
내 캐릭터로는 절대 쓸 수 없는 그런 문장이라고나 할까?

읽는 내내, 이사람 참 평범하고, 그리고 평범하기에 응원하고 싶어진다.
난 시를 잘 몰라서 시집은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이런 시인이라면, 용기내어 읽어봐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산문집인데, 시의 매력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대놓고 행복을 어필하는 책은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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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까지는 스트라이크 카운트라는 벌칙을 받고, 세 번부터는 무한대로 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이상한 규칙. 야구에서의 파울은 기회의 영속성을 의미한다. 대부분 방망이에 제대로 맞히지 못한 타구이지만, 그것이 규격 바깥으로 나가버렸으므로, 타자는 한 번만 더, 다시 한 번 더 기회를 갖는다. 당신이 살거나, 죽을 때까지.
살면서 결정적 기회는 단 세 번 온다고 했던가. 아님 사나이는 딱 세 번 울어야 한다고 했던가. 재수는 해도 삼수는 하지 말라고 했던가. 가위바위보는 삼세판이라고 했던가. 무엇이든 세 번은 너무 적다. 우리는 분명히 훈련 받은 대로, 혹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쳤고, 운이 좋지 않았는지 아님, 신이 외면했는지 제대로 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잡히지도 않았잖아?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자.
......
"당신도 나도 아직 죽지 않았어. 그러니까 힘내."
이런 말을 줄여서 '파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오로지 당신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이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전부가 그러할지도 모른다. 주위의 기대는 잊어라. 안타는 맞겠지만, 그것이 '나'를 위한 게임. 나 자신만 바라보자.
결국 실패하겠지만, 다음 등판이 남아있다. 실패의 예정, 그리고 도전.
사는 것 자체가 '퍼펙트게임'이니까.


본헤드 플레이가 없는 야구는 있을 수 없다. 그들도 실수를 한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더 희귀한 일이다. 그가 실수했을 때, 그는 선수가 아닌 한 인간이 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그에게 동물의 이름을 붙이며 욕을 하지는 않는 게 좋다.
술을 먹고 실수하는 당신과 나와 또 다른 당신은 인간이라는 종의 연약한 면모를 아주 잘 보여주는 일종의 연합체이다. '개 됐다'라는 말은 삼가자. 그의 본헤드 플레이를 본 우리가 욱하는 마음에 '개XX'라고 칭한 야구선수는 지금 막심한 후회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멍청한 행동은 앞으로 다시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실수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니까.
너무나 인간적인 그. 격려와 욕석의 회오리 속에 있는 사람. 이를 줄여서 '본헤드'라고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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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맥베스 열린책들 세계문학 155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권오숙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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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릴레이 3번째 책.
내가 셰익스피어에 관심이 없었나? 솔직히 맥베스는 이번에 처음 읽었다.
앞서 읽었던 햄릿이나 리어왕에 비해서는 스토리가 가장 현대적인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훌륭했던 장수인 맥베스가 마녀들의 이야기 하나로 그런 선택을 해 버리다니... 뭔가 또 씁쓸한...
나같으면 그 상황에 자연스레 기다려 봤을텐데... 왜 그리도 급했을까... 그게 최선이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다.
대체 왕이란게 뭐길래, 그렇게 욕심이 나는 것인지.

그러구보니 지금까지 읽은 작품 모두 왕들, 혹은 왕자들이 주연이다.
그리고 독살, 살인, 광기 등등... 사용되는 소재들이 꽤나 일관성이 있다.
그 시기의 문화가 그랬는지.. 아니면 셰익스피어가 주로 공연을 했던 관객이 주로 왕이나 귀족들이어서 그랬는지..
하여간, 각국의 왕이란 왕은 다 등장시키는 것 같다.
어쨌든..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그저 맥베스의 그 선택이 안타깝다...

그나저나 지금 김성한의 '7년전쟁'을 읽고있는데...
셰익스피어가 한창 작품활동을 하던 시기가 우리나라에선 임진왜란이 있던 그 시기라니...
문득, 세상이 참 넓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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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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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내가 창의적이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지금은 연구를 해야하는 일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이 책의 설명을 보면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왔던 사람들, 세상을 바꾸거나 세상에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것이 있었을까..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와는 다른세계이고, 어떤의미에서는 마치 위인전 읽는 느낌으로 접했던 책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은, 그렇게 특별해 보이는 사람들이 타고나거나 특출난 것이기보다는 나름의 과정과 훈련과 선택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의도는 다른것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읽고 느낀부분은 그것이 가장 컸다.
누구나 처음부터 특별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실질적으니 여러가지 사례나 연구를 통해서 제시한 데이터들이 생각보다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또, 처음엔 기업이나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개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다.
특히, 집단사고에 대한 부분이나, 유효한 아이디어를 내는 부분, 부모와 아이의 롤모델에 대한 부분, 그리고 부정적/긍정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들..
실제로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나 조금씩 생각해보고 있던 부분들이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내가 수도없이 해야하는 발표라든지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만들어야하는 모티베이션 등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솔직히 많이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활기를 전해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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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리어 왕 열린책들 세계문학 201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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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릴레이 2번째 작품으로 읽게된 리어왕. 확실히 햄릿보다 읽기 편했던 것 같다.
햄릿보다는 현란한 꾸밈이 덜하고, 스토리도 더 몰입하기 쉬웠던 것 같다.
단, 처음에 왕국이 분열되고 코넬리어를 내치는 장면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게 이 스토리의 발단이라니..
근데 리어왕은 아무리 그래도 자기 딸들인데, 여든살 가까이 되도록 딸들이 어떠한 사람들인지, 어떠한 성격인지조차 몰랐을까?
거기에다 읽는 내내 보이던 리어왕의 다혈질적인 성격까지 생각하면, 악으로 대표되는 두 딸들의 반항(?)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러나, 또 너무 극단적으로 그려놔서 막판에 자기들끼리 막장드라마까지 찍는 캐릭터임에 동정표 주기도 뭐하고..
암튼, 4대비극 중 아직까지 딱 2작품 읽었는데.. 셰익스피어의 이 작품들은 뭔가... 찝찝하다.. 개운치가 않아..
비극이라서 그렇다고 치기에는, 또 아주 슬퍼서 역으로 시원하게 감정을 털어버리게 되는 것도 아니고.. 뭔가 좀 그렇다.
또, 등장인물 중 기본적으로 한 80%는 결국 죽는 것 같고, 왠만하면 반드시 독살이라는 방법이 쓰이고, 그리고 주로 한꺼번에 우루루 죽는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나름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바보광대.
바보광대가 등장해서 리어왕에게 하고싶은 말을 막 해대거나 아님 동정하거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유일하게 속시원히 대변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약간 해설자 필도 나고.. 암튼, 유일한 사이다였다...ㅋ
남은 2작품은 어떨까? 뭐 그래도 역시 대충 그냥 아는 것과 한번 제대로 읽는 것은 다른 것 같다.
셰익스피어.. 나름 즐겁게 읽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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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광대 아저씨가 내 바보광대였다면, 너무 빨리 늙었다고 패주었을 거야.
리 어 어째서?
바보광대 어째서겠어? 현명해지기도 전에 늙어서는 안 되는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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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윗과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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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으면 마치 신앙서적같지만 아니다. 그리고 심지어 이 책은 꽤나 흥미로운 책이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일화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여기서 저자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골리앗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윗이 이긴 기적같은 사건이 아니라, 다윗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점을 제시한다.
이를 시작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골리앗의 세계에 다윗처럼 전략적으로 승부를 걸고 심지어 승리할 수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모두 9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서 기본적으로 2가지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이전 장에서 다루었던 이야기를 다시 언급해가면서 하나로 관통되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강조되는 부분은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게 되는 것들.. 그러한 것들을 의심해보는게 첫걸음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의심이 진행될수록 우리는 승부를 걸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고, 오히려 모두가 약점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나의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어떠한 자기계발서 보다도 효과적이고, 모두가 전하는 진부한 조언들 보다도 훨씬 와닿는 내용이었다.
이제,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발견하게 된다면, 별 의심없이 집어들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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