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 독박 육아, 독박 가사에 고통받는 아내들의 속마음
고바야시 미키 / 북폴리오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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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이건 또 무슨책이야? 라는 느낌이었다. 60일간의 무료대여로 올라왔던 책인지라, 한번 읽어봐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또 왠지 표지도 가벼운 느낌이라 별 생각/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엔 이 책이 소설인 줄만 알았다. 아무리 무료대여라고.. 책의 장르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니...--;;; 아무튼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인데, 이건 전혀 가볍게 읽을 책도 아니고 또 그저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현대 부부관계, 가정의 구성, 성역할, 사회적인 여성문제 등을 포괄하는 이야기를 14명의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구성했다.

일단 남편이 죽어버렸으면...이라는 가정은, 일본의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대사이다. 간단한 사례를 보자면, 일본의 경우 남편이 사망하면 그의 명의로 되어있던 론(예를들어 집을 사기위한 대출금 등) 등을 부인이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즉, 이혼을 했을때 발생하는 이런저런 금전적인 손해와 복잡해지는 입지와 환경을 고민하는 것보다, 남편이 죽어주는 것이 심플하고 편리하다는 원리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부부관계가 좋거나 화목한 가정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내가 고통받고 있는 경우의 이야기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들이고, 꽤나 유사한 케이스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이건 좀...이라고 생각되는 극단적인 케이스도 간혹 등장했다. 어쨌든 현대사회, 특히나 일본사회는 더 이혼하는 부부, 깨어지는 가정이 많은 상황이다. 이 책속에서는 각 개인의 케이스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한 사회문제이고 개인들만의 노력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사회 제도적인 상황과 변화등을 읽어내는 대는 이 책보다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가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이 여성들의 불만과 고충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후반부에는 남편들도 어쩔 수 없는 제도적인 상황들과 관습 등을 함께 소개한다. 나름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느낌이다. 인상적인 것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일본은 결혼하면 여성의 성씨를 남성의 성씨로 바꾸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인데, 이 부분이 꽤나 여성들을 심리적으로 힘들게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충분히 공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육아문제와 같은..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과 비슷한 상황들도 많이 발견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너무나 많은 의견차이와 여성문제를 주제로 한 대립이 과열되는 분위기를 많이 보게된다. 이정도로 많이 다른가보다 우린. 이 책을 읽고 결혼하지 않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이건 비단 이 책의 내용이 그렇기때문만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사회가 이 책과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기 때문인 것 같다. 뭔가 점점 더 삭막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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