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촌년들의 성공기 - 당당하게 직진하라
서수민.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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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과 조선희. 사실 어찌보면 이름만 아는 사람들이었다. 서수민은 개그콘서트 PD의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고, 조선희는 유명한 사진작가라는 정도랄까. 그래도 왠지 이 둘이 썼다는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읽고싶어지더라. 근데 또 그게 나한테는 맞았나보다. 쎈언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 두사람의 글이 참 많이 와닿았다. 대학때 만나 25년 절친이라는 이 두사람이 주고받는 듯한 말투로 써내려간 이 책을 보면서 쎈언니처럼 보이고 싶었서 아등바등했던 내 모습이 겹쳐지면서 꽤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서수민은 KBS에서 11년만에 뽑은 여자PD였고, 조선희는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사진작가이다. 두 업계 모두 남자들이 메인으로 활약하던 시기에 일을 시작했다. 어쩌면 그러한 면에서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고고학을 시작했을 때에 여자들이 정말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같은 세부전공을 하던 두 언니는 더 각별히 챙겨주었고, 또 더 각별히 엄격하게 가르쳐 주었던 기억이 난다. 책 속에서 두 사람이 겪었던 경험들이 오버랩되면서 굉장히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나, 남자처럼 행동하고 울지않고 쎈 척 하는 것이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시행착오를, 이 책을 쓴 두 선배가 그대로 이미 경험했다는 사실이 재미있기도 하고 또 씁쓸하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을 자기계발서라고 해야하는지, 에세이라고 해야하는지 당췌 감이 잡히지는 않지만, 뭐 장르가 중요한가? 정말 털털하게 써 내려간 두 사람의 글이 굉장히 즐겁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나름 유명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대단한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간 느낌이 들기보다는 친한 언니가 신세한탄을 하면서 같이 수다떠는 느낌? 아무래도 난 이런 스타일이 맞나부다. 담백하고 깔끔해서 좋다. 군더더기가 없고 날것이어서 좋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역시 산전수전 겪어본 선배 언니들의 말은 피가되고 살이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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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용기에 감사해.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드는 무모함에 감사해. 사진에 관한 한 나는 머리를 굴린 적이 없어.

리더는 강한 사람이 아니야. 강하지 않음에도 앞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이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여자 후배들한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슬플 때, 힘들 때, 속상할 때는 애써 숨기지 말고 그냥 울라고. 여자들이 좀 운다고 밑질 것 없어. 남자들은 좀 당황할 뿐 여자가 울었다고 무시하거나 불쌍하게 여기지 않아. 그러니 감정을 꽁꽁 싸매지 말고 흘려보내며 살아야 해. 실컷 울고 후련해지는 거야. 그리고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치열하게 일하는 거야.

그러니 여자라고 움츠릴 필요도,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어. 세상은 남자 편도 아니고 여자 편도 아니고 그저 '내' 편이야. 내가 노력하는 만큼 원하는 것을 얻고 내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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