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대망 10 대망 10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박재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대망 (중에서도 '도쿠가와 이에야스'편)도 이제 종반으로 가고 있다. 9권에서 세키가하라전투가 끝난 이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실제로 10권에 들어오면서는 전국시대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전쟁의 시대에서 정치의 시대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일본 내부의 사정만이 아닌 서양 열강들과의 관계가 꽤나 큰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대망을 읽었던지라, 조선시대 후반에 쇄국정책으로 일관하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굉장히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또 그러다보니, 선교를 기치로 하고 일본으로 흘러들어왔던 서양의 배들이, 그들의 상황에 따라 구교와 신교로 대립하는 모습이 일본 내부상황에도 갈등을 가져왔다는 점들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히데요시 시절부터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구교의 세력에, 이에야스의 측근으로 부상한 신교의 세력. 거기에 이에야스가 구교나 신교 상관없이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 이러한 상황들이 얽히고 섥혀서 의외의 상황들을 연출해내고 있다는 점들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물론, 에도막부시대는 이러한 좌충우돌을 겪으면서 메이지유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단계들을 밟아갔을 것임에 틀림없다. 어찌보면 일본열도는 전국시대라는 싸움이 끝남과 동시에 유교와 서양의 문화를 함께 받아들인 꼴이 되었던 것이다. 그게 어떠한 면에서 맨날 마지막에 받아들이기만 하던 일본이, 아시아라는 세계에서 역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닐까? 시대를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번 10권에서 짜증나는 캐릭터라하면 단연 나가야스와 요도마님을 들 수 있겠다. 나가야스는 사실 9권에서 처음 등장하면서부터 사고칠 것 같은 인물로 의심해왔던 인물이기도 하기에 예상대로 갔다고 하지만, 요도마님처럼 이렇게 오랜기간 끈질기게 짜증나는 캐릭터도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녀의 성장과정이나 주어진 환경을 보면 이해는 할 수 있다만, 그놈의 이해한다는 말도 이제 지겨울 정도로 잊을만하면 사고를 치는 것 같다. 문제는 그녀가 처한 환경이 단순한 여염집 아낙 같은 그러한 위치도 아니고, 민감할대로 민감한 히데요리의 생모라는 위치때문에, 그녀의 그 변덕같은 성격이 중요한 위기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조울증같은 느낌도 들고, 어쩜 저렇게 감정컨트롤을 못할까 싶기도 하다. 다시한번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현명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던 10권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제 주인공인 이에야스도 70세가 되었고, 그의 시대도 막을 내려가게 되는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에도막부의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과연 이렇게 오래동안 지속되는 막부의 기초를 어떻게 마무리 지으며 후계자들에게 상속시켜갈지, 또 아직 전국시대의 불안이 남아있는 요소들을 어떻게 치세해갈지 나도 마지막까지 잘 정리해가며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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