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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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스웨덴류(?) 소설을 처음 알게 해준 소설이다. 물론 이제와서야 읽게 되었지만..
제목들만 들어오다가 궁금해져서 전자도서관에 이책 저책 예약을 걸어두고, 결국 먼저 읽게 된 것은 메르타 할머니였다.
그리고 정말 오래 기다린 끝에 읽게된 요나스 요나손의 이 소설은.. 기대했던 것보다 완전 재미있었다.
메르타 할머니를 먼저 읽은 덕에, 또 유쾌한 노인네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겠구나.. 머리 비우고 가볍게 즐기며 읽으면 되겠구나.. 싶었다.
물론 유쾌하고 가볍게 읽었는데.. 읽다보니 일단, 분량이 상당한 것 같다.
(사실 전자책이라 처음엔 그걸 실감하지 못했다. 심지어 교보도서관에서 빌려읽어서 페이지수가 아닌 %로 줄곧 표시되었었기 때문에 더 몰랐지..)

확실히 작가가 기자출신이어서 그런가? 참 여기저기 잘도 끼워맞췄다는 생각이 든다.
이 할아버지의 인생에 걸친 모험기를 따라가다보면,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이 잘도 걸려든다..
처음엔, 현대판 캉디드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만큼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 알란 할아버지가 겪는 이야기들은 파란만장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렇다.
물론 캉디드는 누가 더 고생하는가 내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알란 할아버지는 누가 더 운좋음의 끝을 보여주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
뭐랄까.. 결정적인 순간의 우연들이나.. 세상 모든 것에 달관한 듯이 정치나 욕심에 연연하지 않는 알란할아버지의 성격이나 캐릭터를 통해서..
그래 이런게 진짜 '소설'이지.. 하는 느낌으로 작정하고 현실도피가 가능한 것 같다. 약간의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물론 완전히 가볍지도 않다. 충분히 생각할 것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것을 유쾌하고 가볍게 풀었기 때문에 풍자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소설이 아닐까?
기대를 크게 안했던 것도 있었기 때문일까? 난 충분히 재미있었고, 이 100세 할아버지에게 푹 빠질 수 있는 며칠간이었다.
(실제로 국제학회참석때문에 야간버스로 이동하며 읽었기에.. 영어과 논문, 심지어 지독한 감기로 몽롱하고 용량오버 직전의 내 머리를 쉴 수 있게 해준 책이었음)

@ 물론,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그저 100% 유쾌하게 읽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아마도 그렇진 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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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이 연극을 너무도 잘했다고 칭찬하자, 헤르베르트는 얼굴이 빨개지며 손사래를 쳤다. 진짜 바보가 바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러나 알란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살아오면서 만난 다른 바보들은 모두가 똑똑한 척하려고 애쓰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 생각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왜 그들은 체포 영장이 발부되고 모두가 그들을 찾고 있을 때 침묵을 지키고 있었느냐 하는 질문에는 결국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법이란 나라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철학적 명제만 암시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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