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문구의 모험
제임스 워드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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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구 덕후라고도 할 수 있다. 남들이 백화점이나 옷가게 등에서 윈도우쇼핑을 할때, 난 문구점을 방문하고 꽤나 충동구매를 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 책은 그래서 집어들었다. (집어들었다기보단 클릭 한방으로 이북을 구매했지만..^^;)
결론은, 매우 재미있다. 그러나 문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도 1장에 나오는 '클립과 핀' 부분은 조금 지루했거든.. 근데 점점 익숙한 소재들과 익숙한 이름들이 나오니 진도가 쑥쑥나갔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점들도 매우 흥미로웠지만, 아무래도 나보다 더 심한 덕후냄새가 나는 저자의 생각과 서술이 가장 흥미로웠다.
공유할 수 있는 생각들이 많아서 더더욱 그랬을 것이며, 사실적인 기술이 아닌 본인의 감정을 매우 막 들어내주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진 이유는.. 내가 고고학전공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문구라는 것이 필요에 의해 발명되고, 그것이 상용화되면서 정착된것들도 있고 사라지는 것들도 생기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인류의 시작과 그 도구를 발명해서 사용해가는 메인 사고체계는 바뀌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 전공은 구석기시대인데, 그때는 어쩌면 본능과 생존을 위해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에 비해, 단지 문구라는 것은 그것의 심화버전으로, 인간생활에 있어서 보다 더 효율적이고 생산성있는 활동을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그 종류가 더 세분화 되었을 뿐이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
또한 디지털시대로 바뀌어가며 문구가 존속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와 전망도 나오는데, 나는 저자의 생각과 비슷한다.
아무리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발전하고, 디지털중심의 세상이 된다 할지라도 문구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나는 문구광이기도 하지만, 얼리어답터라는 소리도 가끔씩 듣는다.
사실 내가 얼리어답터라고 불릴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전자제품이나 그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들에는 관심이 참 많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 큰 돈을 주고 질렀을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들어서 왠만하면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내 주위에 나와 비슷한 이유로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문구광이기도 한 사람들이 꽤 있다.
소위 문구광이라는 사람들은 디자인 등에 끌리기도 하지만, 기능적이 면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누구나 사용하는 볼펜 하나 종이 하나에도 품질을 따지고 내가 사용하기 가장 좋은 문구는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
즉, 내 생각엔 얼리어답터나 문구광이나 소재만 다를 뿐이지 조금더 활용적인, 조금더 생산적인 도구들을 원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문구의 대부분이 그러한 필요와 고민들로 인해 탄생되었다.
없어도 되기는 하지만, 있으면 편리해지는... 그러한 '더 나음'을 추구하는 과정 안에서 문구들이 발전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은 인류가 도구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있었던 고민이었을 것이고, 또한 이후에 계속 이어질 디지털의 세계에서도 해당되는 이야기 일 것이다.
요즘에 큰 이슈 중 하나가 '디지털과 아날로그'일텐데, 어찌보면 이 두가지는 카테고리가 다를 뿐, 같은 맥락 안의 요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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