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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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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버터 』
유즈키 아사코|소설
이봄출판사|출판
유진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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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가제본'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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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 버터 』 먹는건 어떠신가요?그대신 '그녀'를 조심하세요]
무료한 일상에 '버터'로 가득 채워줄 일본소설.
:감각적이고 칼로리 높은 미스터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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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지이 마나코=카나에 키즈마)를 차달남에서 보고, 이미 알고 있었다. 교도소에서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3명 남자들을 살해한 죄책감 없이 "내 인생은 계속 남자들이 지탱해주네"라고 말했다고 하니. (p.23 진짜를 아는 사람하고만 사귀고 싶습니다. 진짜인 사람은 별로 없죠.)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섬뜩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었다는게 씁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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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미스터리 스릴러 주간(2021.7.19~7.30)이라 내심 범죄자의 시점에 들어가는건가 싶었지만, 범죄자를 인터뷰하는 제3자(기자)의 관점으로 '버터'에 집중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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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준비:
『 버터 』 이 책을 읽을 때 부엌에서 흘러온 버터의 달콤한 향이 행복하게 해줬다. 버터와 떡의 조합으로 먹었다. 힐링되는, 노릇노릇한 버터 향이 독서 몰입을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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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버터'!
일본 내 버터 품귀현상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살인범죄자에게 '버터'를 소재로 연관 짓는지 의문이었다는 독자로서 궁금증은 책에 나와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책 처음과 끝에 일관되게 '버터'가 등장했다. '가지이'는 버터를 떨어지는 맛이라고 하였다. 살인사건보다 요리에 대한 관심으로 그녀와의 면회 인터뷰를 하게 된 기자 '리카', 버터의 맛을 모르는걸 무지하다고 가지이의 요리 추천을 받게 된다. 그때 이 책이 음식의 맛에 대한 구체적 묘사로 '가지이'가 범죄자임을 혼란스럽게 한다. 범죄 소설이 아닌 요리 소설로 분류해야할 것 같이 느껴지게 한다. 음식 소설의 대가'유즈키 아사코'작가님이 쓰셨으니 믿고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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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_독자추천사
#버터_범죄녹이는그녀의버터_앙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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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범죄자? 유명 요리 블로거?
둘다 해당되지만 대화만 보면 요리에 적극적인 일반인 같아서 망각하게 됐다. 기억나면, 범죄자라는 게 부각되어 강한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p.140 어느새 그녀에게 사생활을 털어놓는 데 아무런 저항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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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씀하셨다. 나 자신을 타인에 의해 잃지 말라는 소설 메세지로 읽혔다. 인터뷰 목적이었지먀 범죄자에게 음식 정보를 얻고, 말해주는대로 찾아가서 먹기를 반복하니, 리카의 체형, 몸무게에 변화하고, 심적 상태도 달라진다. 초반에는 친구'레이코', 동료 등등 주변 사람과 식사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가지이를 알고부터 혼자 음식을 음미하는. 후반에 갈수록 스스로 요리해서 모여서 먹는 과정으로. 가지이의 영향력 그로부터 얻은 경험이 가치있었다고 해석했다. 놀라웠던 건 가지이 마나코에게 빠져들어 탐욕, 사심, 사랑 비슷한 감정을 리카가 가졌던 것에 완독하고자 하는 마음이 위태롭기도 했다. 친밀감이 쌓인걸까.
그러나 방심하여 잊지 않아야한다는 그녀가 범죄자라는 사실을 매번 속삭였다. 잘 버텨서 완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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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가지이 마나코'와 '버터'에 대한 중독 주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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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오타 정정: p.18 면->몇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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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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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이다혜 인터뷰집
출판| 창비
창비 서평단 글: 유진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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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질문“올해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에 나는 “작아지지마”라고 썼다. 내게 방향감각도 잃었고, 전문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던 작년 12월 31일을 기억하며 이 책을 읽기로 신청했다. 졸업후 뭐하고 살거냐는 질문에 어색하게 웃음으로 무마했었다. 정체된 상태로 대학생 마지막 학년을 앞둔 나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라 여기면서.


 뒷표지에도 써있다.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앞서 걷는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불확실한 내일에 움츠러들지 않고, 확실한 내 일 찾기」
인생 길잡이 책이 되어줄테인가.
『내일을 위한 내 일』을 펼치기도 전에, 책에 담긴 사람들도, 책이 가진 제목도 부러웠다. 한없이 말들에 의해 작아졌고, 아무것도 할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독자인 내가 부끄러웠다. 책을 수령받았을 때는 용기를 선물받은 기분이었다. 꽁꽁 숨어있는 꿈에 대한 의지를 끌어올려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들었다. 매끈한 종이에 잡지를 넘기는 질감을 받았다. 절대 위인전이 아니라고 했지만, 멋진 여성 분들이었다. 존경의 눈빛으로 읽어버렸다.

책을 다 읽고나서도 ‘찾았다’,‘괜찮아졌어’,‘후련해’ 이런 감정은 아니고, 여전히 모호함은 같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집이라 그런지 청자 입장에서 담담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일을 꿈꾸게 되는. 아직 내 일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7인의 이야기가 주는 위로가 좋았다.

p.s. 다만 이대로 마지막 쪽인가 싶게 마무리가 부족했다. 서문에 이은 에필로그가 있을것 같은. 결문이 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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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가치를 생각하면 멀리 볼 수 있고, 학생들을 생각하면 눈앞의 일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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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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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장편소설

_창비 서평단 글

※창비로부터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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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갑시다.
신의 은총도, 악마의 축복도
함께 있을 것이오.(p.66)」

책 뒷표지에 있는 말이 이야기의 시작이자
사건의 끝도 책임진 게 아닐까 싶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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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살 당찬 여학생‘희덕’과 피를 마셔야 사는 사감 선생‘계월’의 기묘한 인연.
일제 강점기 시대, 그 시대에 흡혈마라니. 그러한 그녀가 여학교에서 어째서 사감선생님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그야말로 ‘계월’의 존재는 유혹적이다.
「이 소설은 자신에게 허락된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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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이 나는 책이었다.
책 펼쳤을 때 빛에 금색 광이 나서 ‘와’ 싶었다.
스산한 상황 설명 문장을 지나쳐 사람이 나온 첫 대사가
“오메, 일 나 부렀네!”여서 웃었다. 정말 일 날 것만 같음을 암시해줬다.


'나에게 레몬을'이라는 부제목이 좋았다. 한번 일렬로 쓰여있는 부제목을 훑어보는데, 솜씨에 독자로서 호기심이 자극됐다. 「한국 근현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서 각 장의 제목을 빌려 온 것은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시절과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p.289)」라는 김나경 작가님의 말씀에 감명 깊었다.
「들리는 소리들/K사감과 러브레터/표본실의 청개구리/알거든 나서라/팬터마임/앤더슨의 편지/나에게 레몬을/흑흑백백/정당한 스파이/수정과 장미/기도,꿈,탄식/노라를 놓아주게/결별/인간 문제/샘물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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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시기에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p.51)”라고 말한 이와모토 선생의 말을 시원하게 맞받아치는 계월 사감 선생을 엿보고 있는 희덕의 감정에 이입됐다. 통쾌했다.
일제 강점기, 교내에서 일본말을 써야 한다는 게 강조되는데, 말의 자유가 없던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약간 비슷하게 영어 수업시간에 한국어 말고 영어로만 말하도록 지시했던 선생님이 생각났다.) 말이 억압된 분위기를 뚫어주는 계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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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사건이 이어지고 후반부에 계월과 함께 하는 희덕에 대한 묘사에 흡족했다.
「오늘의 희덕은, 어제와 다른 모습은 아니었다. 키가 자란 것도 아니고, 얼굴이 변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았고, 학교 밖으로 떠나는 것도 마냥 두렵지만은 않게 되었다.
‘그런 게 자란다는 뜻이겠지.’(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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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이라는 제목만으로, 피와 연루된 ‘드라큘라(뱀파이어)’ 즉 한국어로 풀이한 ‘흡혈마’라고 각인되니 새로운 판타지를 열어줬다. 1930년대 경성, 그 속에 흡혈마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호들갑 떨게 되었다. 그 설정 자체로 뭔일이 터질 것 같고, 이미 두근거리고 즐거웠다. 학생과 선생 간의 모험담이라 나이도 뛰어넘는 관계였다. 나는 왜 그렇게 주인공이 성장하는 게 좋은지 매번 일일이 형용할 수 없지만, 계월은 유지되고, 희덕은 2백여쪽을 지나니 잘컸다 싶은. 이야기의 막이 내리고, 그 뒤에 작가님의 말을 읽으면서 정리도 되고, 파악하지 못했던 의미를 알면서 감회하게 되는 흐름또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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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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